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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8월 8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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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그동안 ‘누가, 왜 몰래 카메라를 찍었느냐’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벌여왔으나 양 전 실장과 이씨간의 ‘유착’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수사 방향을 튼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이 7일 양 전 실장이 6월 28일 충북 청주에서의 술자리를 마치고 상경할 당시 서울까지 차로 데려다준 민주당 전 충북도지부 부지부장 오원배씨(46)의 사촌동생을 소환, 조사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검찰은 이날 오씨의 사촌동생을 상대로 양 전 실장이 상경할 당시 차 안에서 돈을 건네주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술자리를 주선한 오씨가 이씨의 부탁을 받고 양 전 실장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검찰도 조세포탈과 윤락행위 방지법 위반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이씨가 양 전 실장에게 술자리에서 수사무마 청탁을 하면서 그냥 ‘입’으로만 하지는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한 집중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또 이씨가 평소 주변사람들에게 ‘힘있는 사람’들과의 친분을 공공연히 과시해 왔다는 점에서 양 전 실장 이외에 정치권 및 검찰 경찰 인사들과의 관계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와 함께 이씨와 정치권에 몸담고 있는 오씨간의 관계를 고려할 때 이씨가 오씨를 통해 지난해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 때와 대선 당시에 어떤 형태로든 기여했을 것으로 보고 오씨도 소환해 조사했다.
특히 이씨가 양 전 실장을 세 번이나 만나고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사실도 알려지면서 정치자금 지원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오씨도 “이씨가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큰 힘을 줬다”고 말해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이씨는 민주당 당원이 아니기 때문에 공조직이나 후원회 등을 통해 지원하지는 않았지만 마당발로 알려진 그가 사조직을 통해 선거운동을 도왔을 가능성은 높은 편.
민주당 충북도지부 관계자는 “대선 때나 그 이후 이씨가 당에 왔거나 후원금을 기탁한 적은 없다”며 “지난해 대선에서는 사조직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선거자금 지원 등은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검찰이 민감한 정치자금 문제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청주=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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