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추돌 120여명 死傷…무궁화호, 대구서 화물열차 들이받아

  • 입력 2003년 8월 8일 1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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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던 무궁화호 열차가 철로에 서 있던 화물열차를 뒤에서 들이받아 승객 2명이 숨지고 119명이 중경상을 입는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8일 오전 7시14분 대구 수성구 사월동 사월보성아파트 옆 경부선 철로(서울기점 337km)에서 김천발 부산행 303호 무궁화호 열차(기관사 김기용·36)가 정차해 있던 동대구발 순천행 2661호 화물열차(기관사 최태동·50)를 추돌했다.

이 사고로 객차 일부가 크게 찌그러지면서 이영경씨(34·여·밀양고 교사)와 이석현군(4·경북 성주군 성주읍) 등 승객 2명이 숨지고 119명이 다쳐 대구 경북대병원과 경산 성삼병원 등 8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부상자 중에는 중상자도 일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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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호기는 꺼지고 교신까지 혼선

이날 사고는 시속 60km로 주행하던 무궁화호 열차 기관사가 지령실로부터 화물열차의 정차 사실을 제대로 통보받지 못한 채 사고지점에서 5km 떨어진 고모역을 6분 뒤 그대로 통과하는 바람에 일어났다. 또 기관사가 화물열차를 불과 40여m 앞두고 발견해 제동을 시도했으나 늦어져 추돌로 이어졌다. 화물열차 기관사 최씨는 “정상적으로 운행하라”는 고모역 지령을 오해하고 시험가동되고 있는 점멸신호기를 정상작동으로 판단해 가다 서다를 반복하면서 혼동을 일으킨 것으로 알려졌다.

추돌로 인해 차체가 튼튼한 기관차와 발전차는 크게 파손되지 않았으나 바로 뒤편에 위치한 첫 번째 객차(6호)의 앞부분이 심하게 찌그러지면서 이곳에 탄 승객들이 피해를 보았다. 두 열차는 탈선하지는 않았다.

경찰은 열차운행 지령을 맡고 있는 철도청 부산사무소 사령실과 경산역 고모역 사령실, 기관사 사이에 의사소통이 제대로 안 돼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열차운행 기록과 교신 내용, 근무일지 등을 확보해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 중이다.

이 사고로 경부선 하행선이 6시간 동안 막혀 열차를 이용하는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철도청은 오후 1시50분경 사고열차를 수습하고 중단됐던 경부선 하행선 운행을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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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최성진기자 choi@donga.com

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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