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이사람/권현구-장성희 부부 수필집 펴내

  • 입력 2003년 8월 7일 18시 57분


“아침이면 늙으신 아버지께서 힘들게 농사 지어 보내주신 쌀로 아내는 밥을 짓는다. 나는 그 쌀밥을 먹으며 사랑을 느낀다….” (아내의 향기) “지금은 구식 서랍장이 되었지만 어렵고 힘들 때 구입하여 우리 가족과 정을 쌓아 왔기에 새로 나온 세련된 서랍장으로 바꿀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서랍장에 꿈을 쌓으며) 평범한 회사원과 주부로 살아가는 권현구(權鉉九·38· 경북 포항시 북구 득량동) 장성희(張性姬·38)씨 부부가 수필집 ‘해바라기와 나팔꽃’ 을 7일 펴냈다.

3년 동안 틈틈이 쓴 짧은 글을 남편은 22편, 아내는 50편을 추려 260쪽 책에 담았다. 부모를 모시고 아이들을 키우며 살아가는 모습을 차분하게 돌아본 내용. 경북 예천이 고향인 권씨와 경남 고성 출신인 장씨는 경남대 캠퍼스 커플로 만나 92년 결혼했다.

“농부인 아버지께서는 틈만 나면 뭔가를 읽으셨습니다. 우리도 아이들 앞에서 같은 모습을 보이고 싶어 책을 읽고 틈틈이 글을 썼습니다. 토막 글을 책으로 묶으니 꼭 자식이 한 명 더 생긴 것 같고요. 아버지께 책을 드렸지만 병이 깊어 제대로 보지 못해 마음이 아픕니다.”

이들은 대학생 때 주고 받은 편지가 ‘글쓰는 생활’의 싹이 됐다고 말했다. 권씨는 2001년 ‘아버지의 눈물’로, 장씨는 ‘풍경’이라는 수필로 한맥문학을 통해 나란히 등단했다.

포항=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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