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멧돼지 때문에…"…민통선 농민들 피해호소

  • 입력 2003년 8월 5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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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물 좀 잡아주세요.’

경기 파주시 서부전선 민간인통제선(민통선) 이북 지역에서 농사를 짓는 주민들이 멧돼지와 노루 등 야생동물로 인한 농경지 피해가 크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5일 파주시와 농민들에 따르면 수확을 앞두고 있는 고구마와 콩은 물론 벼, 고추, 인삼 등 거의 모든 농경지가 야생동물에 의해 피해를 보고있다는 것.

지난해 피해 면적은 190ha 정도로 추정되나 올해는 이보다 더 늘어날 전망이다.

피해가 극심한 파주시 군내면 일대는 민간인 출입이 금지돼 있고 총기류 반입도 금지된 곳이어서 천적이 없는 야생동물의 개체 수가 매년 크게 늘고 있다.

멧돼지는 고구마를 먹는 것 외에도 논밭을 떼 지어 다니면서 농작물을 훼손하는 경우가 많고 노루도 논밭을 뛰어다녀 농작물이 마구 짓밟히고 있다고 농민들은 하소연했다.

지난해에는 민통선 이북 거주지역인 통일촌, 동파수복마을, 대성동 등 3개 마을 주민들이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청와대 등에 대책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냈으나다. 그러나 구체적인 대책이 아직까지 나오지 않자 최근 자구책으로 농경지 주변에 전기철조망을 설치하는 주민까지 생겼다. 군내면 백연리 백운달 이장(57)은 “피해가 심하지만 대책이 없어 위험을 무릅쓰고 전기철조망을 설치하는 주민도 있다”며 “한시적으로라도 야생동물의 개체 수를 줄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주=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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