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스마일먼데이/효도하자닷컴 이끄는 '효녀3총사'

  • 입력 2003년 8월 3일 23시 14분


“임당수에 빠진 심청처럼 희생이 따르는 것이 효도인 줄 알았어요. 그러나 요즘엔 가족이 공감하는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게 효(孝)라고 생각합니다.”

인천 남구 도화동 선화여상 1년생인 신슬기, 김유진, 김다영양은 ‘효녀 3총사’로 불린다.

이들은 생활 속에서 효를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들은 ‘밤 10시 이전에 귀가한다’를 공동 행동규칙으로 삼고 있다. 이를 지키지 못할 때면 반드시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행선지를 알린다.

이들에게 ‘효녀’라는 칭호를 붙여준 사람들은 청소년 무료 월간지 ‘밥’의 직원들. 이들 ‘효녀 3총사’는 ‘밥’지의 취재기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또 이 곳에서 운영 중인 인터넷 가족사랑 도우미 ‘효도하자닷컴’(www.hyodohaja.com) 내에서 ‘우리집 매거진’(일명 울진·사진)을 열성적으로 이끌고 있다.

이들이 마스터로 활동하고 있는 울진은 가족의 일정, 가훈, 가족사진 등을 올려놓고 가족 사랑을 키우는 일종의 사이버 가족 커뮤니티. 7월 초부터 운영되고 있다.

“오늘 비가 오네요. 우산을 챙기시지 않은 아빠가 너무 걱정돼요. 제가 엄마 몫까지 아빠를 챙겨드려야 하는데 요즘 방학이라고 늦잠만 자고…. 힘없이 지쳐 집으로 돌아오실 아빠의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오늘은 맛있는 것 좀 준비해야겠어요.”

사업 때문에 전남 목포로 내려간 어머니와 떨어져 사는 유진이는 가족 커뮤니티에 이런 글을 올려놓았다.

“엄마, 매일 신경질내고 짜증만 부려 속상하셨죠? 계속 옆에서 응원해주고 격려해주세요. 엄마 사랑해요.”(다영)

“요즘 오빠한테 열심히 카드 보내니까 좋지? 오빠, 많이 힘들면 내 생각해….”(슬기)

이들 3총사는 매일 울진에 접속해 가족간 대화가 풍성해지도록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유진이는 “몇 개월 전만 해도 가족끼리 서로 사랑한다고 표현하는 것이 여간 쑥스럽지 않았다”며 “인터넷을 통해 사랑의 편지나 카드를 보내면 아빠와 엄마가 거울 등에 붙여놓고 보면서 몰래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올 초 ‘밥’지 기자(7기)로 뽑힌 이들은 “우리가 변하니까 집안 분위기도 아주 환해지고 있다”고 자랑했다.

1998년 9월 창간된 ‘밥’지는 청소년 기자들에 의해 취재 편집돼 매달 1만부 가량 발간되고 있다. 고등학교나 서점 등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

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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