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파견 경찰도 굿모닝돈 수억받은 혐의

  • 입력 2003년 8월 3일 16시 56분


쇼핑몰 굿모닝시티 분양비리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특수2부(채동욱·蔡東旭 부장검사)는 지난해 말 서울지검에 파견나와 있던 경찰관 K씨가 이 회사 대표 윤창열(尹彰烈·구속)씨에게서 수사 무마 등의 청탁과 함께 수억원을 받은 정황을 포착, 수사 중인 것으로 3일 알려졌다.

윤씨는 당시 서울지검 강력부에서 횡령 혐의에 대해 조사를 받고 있었다.

K씨는 창원지검에서 현재 수사 중인 변호사 수임 비리 사건에도 연루돼 지난달 중순 이 사건 수사가 본격 시작된 직후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윤씨가 ㈜한양을 인수하는 과정에 불법적으로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는 로비스트 김모씨를 긴급체포했다. 검찰은 김씨가 윤씨의 부탁을 받고 ㈜한양 인수를 위해 금품 로비를 벌인 혐의 등이 확인되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윤씨에게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1200만원을 받고 올해 6월 도피 중이던 윤씨에게 검찰 수사 정보를 알려준 혐의(뇌물 및 범인도피)로 서울지검 계장 전성찬씨(36·7급)를 2일 구속했다.

검찰은 민주당 정대철(鄭大哲) 대표가 4일 또는 5일 검찰에 출두할 경우 정 대표를 상대로 지난해 2차례에 걸쳐 윤씨에게서 받은 4억원이 굿모닝시티 건축 허가 관련 청탁과 함께 받은 돈인지 조사한 뒤 돌려보낼 방침이다.

정 대표의 신병처리 문제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체포동의안의 통과 여부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한편 굿모닝시티 계약자협의회 조양상(趙良相) 회장은 3일 본보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2일 서울지검에서 윤씨를 2시간 가량 접견했는데 윤씨가 '민주당 정 대표 등 지금까지 돈을 전달한 것으로 드러난 정치인 외에 다른 정치인 2, 3명에게 돈을 줬으며 이 중 1명에게는 3억원을 전달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조 회장은 "윤씨가 추가로 돈을 전달했다는 정치인의 구체적인 신원은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그러나 "윤씨는 정 대표 외에 공식 정치후원금을 전달한 것으로 이미 언론에 공개된 정치인들에 대해 언급한 것을 조 회장이 잘못 이해한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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