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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8월 1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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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전날 양 실장의 행적이 담긴 비디오테이프가 공개되기 전까지만 해도 ‘단순한 향응 접대를 받은 사건’으로 보고 양 실장의 사표를 수리해 사태를 매듭짓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조직적으로 치밀하게 사전 준비된 ‘몰래 카메라’가 공개된 뒤부터는 이번 사건이 단순한 기강 해이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모종의 의도가 개입된 복잡한 사건이라고 판단하기 시작했다. 더욱이 이 사건을 둘러싸고 온갖 의혹과 소문이 나돌면서 이를 명쾌하게 해명하지 않고서는 정권의 신뢰도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보는 듯하다.
청와대는 이 사건이 지난달 31일 한국일보에 보도된 직후 ‘제2 음모론’이 제기되자 “그런 일은 없다”고 일축했다. 실제로 음모론을 주장할 만한 뚜렷한 근거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양 실장의 일거수일투족을 몰래 촬영한 테이프가 ‘제보’형식으로 공개되자 불순한 의도가 개재돼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
아무튼 ‘몰래 카메라’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강제조사가 불가피하다는 게 청와대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청와대의 자체 진상조사는 검찰 수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조사결과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수도 있다.
청와대는 또 한국일보에 이 사건이 보도된 경위에 대해서도 사실 확인 작업을 했으나 청와대 내부에서 정보가 유출된 사실은 없다고 잠정결론을 내렸다.
한편 청와대는 전날 TV를 통해 양 실장의 당시 행적이 적나라하게 방영되자 큰 충격에 휩싸였다.
한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양 실장의 술자리 장면이 찍힌 사진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긴가민가했다”며 “사진 정도가 아니라 근접 촬영된 화면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정부 각 부처 장차관급 공직자들과 국정토론회를 가졌던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0분으로 예정된 연설을 10분 만에 끝냈다. 이 사건에 대한 노 대통령의 불편한 심기를 말해 주는 대목이다. 노 대통령은 예정대로 4일 휴가를 떠날 예정이지만 같은 기간 휴가일정을 잡았던 윤태영(尹太瀛) 청와대 대변인은 “무슨 일이 더 터질지 모른다”는 이유로 휴가를 취소했다.
청와대 내에서는 ‘평소 몸조심을 해온 양 실장이 누군가가 파놓은 함정에 빠진 것 아니냐’는 동정론도 일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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