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하멜 마케팅' 강진, 동서양 테마관광촌 추진

  • 입력 2003년 7월 29일 1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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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드릭 하멜, 병영성, 거스 히딩크…. 전남 강진과 네덜란드를 잇는 인연을 되새길 때 떠오르는 이름들이다. 히딩크 감독이 우리 국가대표팀을 이끌어 2002 월드컵 4강의 꿈을 이뤄낸 후 뜨거워진 ‘네덜란드 열기’를 타고 강진군이 하멜을 전면에 내세운 지역마케팅에 나서 눈길을 모으고 있다.》

군은 28일 대구면 일대에서 열리고 있는 ‘청자문화제’에 H.D 캄프 네덜란드 국방장관과 국내에서 활동중인 네덜란드통신사 기자를 초청해 강진 알리기에 열성을 다했다.

캄프 장관 일행은 1박 2일간 강진에 머물며 하멜의 흔적이 남아있는 병영성과 ‘하멜호’로 이름붙인 황포돛배 복원현장을 방문하고, 청자빚기 체험에 나서는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군은 자생 동백나무 군락 사이로 다도해 절경이 내려다 보이는 도암면 백련사에 이들 일행의 숙소를 마련하고 전통 남도음식의 향취를 느낄 수 있도록 식단을 짜는 등 각별히 신경을 썼다.

군은 이에 앞서 1998년 하멜의 고향인 네덜란드 호르큼시와 자매결연을 시작으로 문화 관광 경제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교류를 펼쳐 온 상황.

양 지역은 20여 차례의 상호방문을 통해 호르큼시에서 기증한 하멜의 동상과 하멜의 무역선에 실렸던 실물 대포, 서양에 소개했던 조선 나막신 모형 등을 국내로 들여오고 강진의 특산품 청자 6점을 네덜란드로 보내는 등 활발한 교류를 계속해 왔다.

강진군은 이런 다양한 인적교류 이외에도 사업비 150억원을 투입, 하멜 일행이 당시 직접 쌓았던 1.2km 길이의 돌담과 수로를 보수하고 네덜란드의 상징물인 풍차를 세우는 등 병영성 하멜표류지 복원사업을 2006년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윤동환(尹棟煥) 군수는 “하멜전시관 옆에는 전통 민속마을을 비롯 동서양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테마 관광촌을 조성할 계획”이라며 “네덜란드와의 인연을 끈으로 한 지역마케팅을 통해 지역발전과 관광수입을 올리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멜(1630∼1692)은 1653년 8월 동인도회사 선원으로 일본으로 가던 중 풍랑을 만나 제주도에 상륙했다가 1657년 전라좌수영에 배치돼 전남 강진군 병영면 성동리에서 7년 동안 잡역을 하다가 일본으로 탈출했다.

그는 고향에 돌아가 표류과정과 조선에서의 생활을 담은 ‘항해일지’를 발간했으며, 당시 이 책은 영어 독어 불어 등으로 번역돼 ‘미지의 나라’ 조선을 서양에 처음으로 알리는 계기를 만들었다.

강진=김권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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