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검찰총장, "150억 수사하고 싶었다"

  • 입력 2003년 7월 10일 14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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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수 검찰총장은 10일 "150억원 관련부분을 검찰이 수사하고 싶었지만 검찰이 하는 수사는 미덥지 않다는 소리도 있고 해서 망설였다"면서 "150억+a 부분이 나오더라도 검찰이 수사할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고 말했다.

11일로 검찰총장 취임 100일을 맞는 그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 8층 총장접견실에서 검찰출입기자들과 검찰의 현안에 관해 간담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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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총장은 150억원 계좌추적과 관련, "'검찰이 철저히 수사하겠다'는 식으로 입장을 표명할 생각은 없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하고는 싶었다. 그런데 검찰이 하는 수사가 미덥지 않다는 소리도 있고 어떤 분들은 '검찰에게 생선가게를 맡길 수 없다'는 심한 말을 하는 판에 망설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검사로서 의욕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그렇지만 대검에서 (대북 송금 사건) 수사 유보도 해서 연속된 사안으로 볼 수 있고, 정치권에서 특검법 논의가 진행중이어서 입장 표명은 안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송 총장은 또 "특검법이 무산되면 150억 사건은 어디서 수사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때 가 봐야겠다"면서 "다만 일부 간부들이 '검찰에 오면 부담이다. 결과가 잘 안나오면 의도적으로 수사를 은폐했다는 오해를 받는다'는 말을 했는데 나는 이에 대해 '검찰이 왜 있냐. 의혹을 규명하고 범죄자를 처벌하는 것이 검찰 아니냐. 수사 결과에 대해서는 겸허히 이해를 구하고 설명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고 털어놓았다.

◆송광수 검찰총장 일문일답

-(여름 휴가는 안 가나)휴가갈 날은 정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봐야겠다. 부시 대통령도 전쟁중에 휴가를 가긴 갑디다.

-(새 특검법 통과 전망은)글쎄요. 통과가 될 것이 유력한 것 같은데요.

-(현대비자금 150억+a 부분이 나오면 특검법 통과되도 검찰이 수사하나)지금 단계에서는 모릅니다. 안대희 중수부장도 빠른 시간 안에 알파 부분이 나오기 어렵다고 보고했습니다. 그래서 150억+a 부분을 (검찰이 수사할지) 알 수 없습니다.

-(안대희 부장은 알파부분을 검찰이 할 수도 있다는 식으로 말하기도 했는데)안대희 검사장이 일 욕심이 많아서 그러겠지요.(웃음) 알파부분이 있더라도 검찰이 수사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두고 봐야 겠지요. 예를 들어 150억원+1억원이 나왔다고 특검이 수사하는데 검찰이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볼 수 있습니까.

-계좌 추적이 어려운 것이 그분들은 전문가 아닙니까.

-(그분들은 박지원씨를 포함하는가)아닙니다. 김영완씨 같은 분들입니다.

-(150억원 계좌 추적 시작할 때 '검찰이 철저히 수사하겠다'는 식으로 입장을 표명할 생각도 있었나)하고는 싶었지요. 그런데 검찰이 하는 수사가 미덥지 않다는 소리도 있고 어떤 분들은 '검찰에게 생선가게를 맡길 수 없다'는 심한 말을 하는 판에 망설였습니다. 검사로서 의욕이 없다면 거짓말이지요. 그렇지만 대검에서 (대북 송금 사건) 수사 유보도 해서 연속된 사안으로 볼 수 있고 정치권에서 특검법 논의가 진행중이어서 입장 표명은 안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족 중에 평소 검찰총장직을 반대했던 분들은 요즘엔 변했나)똑 같던데요. 며칠 전 결혼식장에서 어느 변호사가 제 아내에게 '총장님 힘드시겠네요'라고 물으니까 아내는 '자기가 좋아서 하는데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나중에 아내 보고 뭐라고 그랬어요. 남들 앞에서까지 그런 말을 해서 되느냐고.

-(전국 특수부장 회의에서 '검은 돈'에 대해 사람 중심이 아닌 돈 중심의 수사를 강조했는데)수사 방법론적인 언급입니다. 처음에는 아무나 수사하는 것이 아니라 자금의 흐름을 계속 보다가 의심스러우면 수사를 개시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서울지검에서 수사중인 정대철 의원 사건도 이런 수사입니까)그 사건은 수사 초입 단계여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보통 퇴근은 언제 합니까) 오후 6시 반에 합니다. 최근 의정부 수원 성남 인천 지검 간부들에게 "부하 직원들에게 조심하라"고 말했습니다. 야근하는 부하가 있는데 부장이나 과장이 '출근시간 엄수하라'고만 말하지 말고 조금이라도 남아 있겠다는 마음을 보여줘라고.

-(내일이면 취임 100일인데 소감은)맘 먹은 것보다 한 게 없어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언론을 보면 평상심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말씀을 했는데 지금도 마찬가지나)그렇습니다. 그런데 이해심은 늘었습니다.

-(일부에서는 검찰 수사가 종잡을 수 없다는 말도 나오는데)화물연대 등 사건은 일관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한총련이나 노사문제는 법치주의가 원칙입니다. SK글로벌 사건은 의사가 수술을 했는데 (결과가) 잘못된 것 같다는 말이 나와 수사팀이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검찰의 부담이지요.

-(특검법이 무산되면 150억 사건은 어디서 수사하나)매우 어려운 질문입니다. 그때 가서 봐야 겠습니다. 다만 일부 간부들이 '검찰에 오면 부담이다. 결과가 잘 안나오면 의도적으로 수사를 은폐했다는 오해를 받는다'는 말을 했는데 저는 이에 대해 "검찰이 왜 있냐. 의혹을 규명하고 범죄자를 처벌하는 것이 검찰 아니냐. 수사 결과에 대해서는 겸허히 이해를 구하고 설명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했습니다.

-(법원이 뇌물 사건에 대해 잇따라 무죄를 선고하는데)증거에 대한 법원과 검찰의 인식 판단의 차이가 있는 것 같아 공판송무부가 대책을 세우고 있습니다. 뇌물 수사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피고인이 1심에서 유죄가 나면 사건 관련자들을 온갖 방법으로 회유해서 2심 재판에서 말을 뒤집게 만듭니다. 재판부는 관련자들이 수사과정에서 자백하고도 재판정에서 거짓으로 진술하는 것인지, 단순히 진술을 뒤집는 것인지 가리기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오늘은 헌법재판소에 파견된 검사(연구관)들과 약속이 있어 먼저 일어나야 겠습니다. 총장이 된지 100일이 됐는데 자기들은 돌보지 않는다고 불만이 많습니다. 양해를 구합니다.

<채동욱 서울지검 특수2부장 브리핑>

-수사 진행 내용에 대해 공식적으로 확인해 줄 수 없다. 또 소환 여부와 일정에 관해 관행대로 사전에 예고하거나 오픈하지 않는다.

-기사 내용에 대해 일체 코멘트하지 않겠다. 틀리게 말하면 명예훼손이 되고 맞게 말하면 피의사실 공표에 해당한다. 말할 수 없다.

-(영장 청구되도 공개 안하나) 자연스럽게 알게 되지 않나.

-(서울지검의 공식 입장인가) 그렇다.

-(영수증 처리된 것은 1억6000만원 뿐인가. 추가로 나온 것 없나) 재작년에 1000만원 받은 것 더 있다. 총 1억7000만원이다.(추가로 지난해 12월 5000만원 받아 이상수 명의로 영수증 발급받은 것 있음. 즉 공식 후원금은 모두 2억2000만원)

-(다른 의원들 영수증 나온 것 더 없나) 없다.

-(정대철이 영수증 발급받은 부분에 대해 본인 상대로 대가성 여부 등 규명해야 하나) 절차적으로는 적법했다.

-(대가성 여부 확인은) 노 코멘트.

-(소환 방침 섰다) 말할 수 없다.

-(영수증이 왜 자꾸 나오나) 수사 자료에서 나온 것이다. 경찰 자료를 보니 재작년 1000만원짜리가 더 있더라. 영수증 처리된 것 더 나올 가능성 없다.

-(분양 계약자 명단은) 분석 중이다. 양이 방대하다. 오래 걸릴 것이다.

-(계약자들 주민등록번호가 있나) 보지 못해 모르겠다.

-(권해옥 이후 지금까지 거물급 피의자 소환했나) 없다.

-(솔라텍 윤성수가 연락해왔나) 못 받았다.

하종대기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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