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방조제 공사강행 비법 알려주세요" 농림부에 요청

  • 입력 2003년 6월 17일 1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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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법(秘法)을 한 수만 전수해 주시지요.”

요즘 농림부 간부들은 난데없는 ‘특강(特講)’ 요구에 몸 둘 바를 모르고 있다.

새만금 사업과 관련해 안팎에서 온갖 논란이 벌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정대로 공사가 진척되는 데 대해 다른 부처 공무원들이 비결을 알려달라며 전화 공세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림부 당국자는 “새만금 사업이 국가적 관심사로 대두되면서 한때 공사가 중단되는 게 아니냐는 위기감도 있었지만 지금까지는 당초 계획대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주변에서 정치권과 시민단체, 일반 여론의 반발을 무릅쓰고 사업을 강행할 수 있는 비결을 묻는 사람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특히 대형 토목공사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건설교통부 직원들이 ‘은밀하게’ 농림부에 자주 문의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교부는 환경단체 등의 반발로 사패산 터널, 경부고속철도 등 굵직한 국책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순박하다’는 평을 듣는 농림부 간부들이 의외의 돌파력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린다는 전술 덕분. 농림부는 환경단체가 반발하고 있는 방조제 축조는 원안대로 밀어붙이되 간척지를 농지로 활용한다는 종전 계획은 크게 부각시키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청와대와 정치권의 새만금 관련 논의는 간척지 용도 구상에 맞춰져 있다. 방조제 공사는 계획대로 진행된다는 전제를 깔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10여년간 농업개방압력에 시달리면서 대외협상의 노하우를 터득한 것도 공사를 강행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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