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스턴 OECD 총장 "정부, 노사간 공정한 브로커 돼야"

  • 입력 2003년 5월 30일 18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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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존스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사진)은 30일 “세계경제는 당분간 침체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며 “한국을 포함한 OECD 회원국들의 올해 평균 경제성장률은 당초 예상치인 2.2%에서 1.9%로 낮아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제11차 반부패 국제회의 참석차 한국을 찾은 존스턴 총장은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 주최 강연회에서 “이라크전 여파와 증시 침체, 기업지배구조 결함 등의 문제가 누적되면서 세계경제는 자신감과 신뢰의 붕괴라는 ‘시스템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미국의 성장률 전망은 2.5%선까지 떨어졌다”면서 “최근 미 정부는 감세, 달러 약세, 금리인하 등 정책수단을 총동원하고 있지만 디플레 조짐이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는 소비심리 개선이 나타나는 내년 초부터 회복기에 접어들 것으로 그는 전망했다.

그는 한국경제를 △거시경제 △설비투자 △무역·투자개방 △노동유연성 △기업가 정신 △기술혁신 △인적자산 등 7개 분야로 나눠 평가하면서 무역·투자개방과 노동유연성에서 특히 점수가 낮다고 분석했다. OCED 회원국 중에서 노동유연성은 맨 끝, 투자개방도는 끝에서 세 번째라는 것이 존스턴 총장의 평가.

그는 “경제위기 이후 한국의 노동유연성은 많이 나아졌지만 OECD 회원국 중에서 아직 고용보호가 높은 수준”이라며 “노동시장의 경직성은 비정규직, 계약직 근로자의 증가를 유발한다”고 말했다.

존스턴 총장은 최근 노사갈등과 집단이기주의에 대한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에 대해 “정부는 ‘공정한 브로커’가 돼야 한다”면서 “아일랜드와 같은 강력하고 실효성있는 노사정 협의체 구축을 서두르지 않으면 외국투자자들의 불안감은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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