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 공단분양 저조 혈세 낭비

  • 입력 2003년 5월 15일 21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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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가 기업체 수요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공장부지를 잇따라 조성했다가 분양이 잘 되지 않는 바람에 할인판매에 나서 재정손실이 커지고 있다.

시는 지난해 6월 완공한 남구 용연동 울산석유화학공단 내 용연지구 4차 공장부지(전체 20만5000평) 가운데 미분양된 1만6000여평을 당초 분양가인 평당 57만7000원보다 10만4000원(18%) 할인한 47만3000원에 판매한다고 15일 밝혔다.

시는 “미분양 공단부지 때문에 공사비 90억원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인근의 공장부지 분양대금과 비슷한 수준으로 맞추기 위해 할인판매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1995년 8월 1100억원의 사업비로 착공된 용연지구 4차 공장부지는 보상비 마찰 등으로 공사가 늦어져 분양이 지연됐으며 이번 할인판매로 시는 16억여원의 재정손실을 입게됐다. 또 용연지구 공장부지를 할인되기 전의 가격으로 분양받은 일부 업체들도 할인된 가격에 맞춰 환불을 요구할 움직임이어서 추가 재정손실도 예상된다.

시가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해 7월 완공예정으로 98년 12월부터 396억원을 들여 남구 부곡동 일대 5만7000평에 조성한 외국인 기업 전용공단도 제대로 분양되지 않고 있다.

7월 완공예정인 이 공단의 조성원가는 평당 69만여원이지만 시는 외국인 기업(자본금의 30%가 외국계 지분인 기업)에게는 절반수준인 평당 36만4000원씩, 국내기업에게는 32% 싼 평당 47만3000원으로 분양가를 낮췄으나 지금까지 8개 업체에 1만6000평(28%)만 분양됐다. 할인판매에 따른 재정손실은 약 130여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시는 부지 분양을 위해 이곳에 입주하는 외국인 기업에게는 입주 후 7년간 지방세를 면제하고 7년 이후 3년간은 지방세 50% 감면하는 등 추가 혜택도 주기로 했다.

자동차 부품업체 유치를 위해 시가 내년 6월 완공예정으로 지난해 6월부터 537억원을 들여 북구 매곡동 일대 17만평에 착공한 매곡공단도 부지분양이 잘 안돼 재정손실이 우려되고 있다.

10월부터 평당 48만원씩에 분양할 이 공단과 2∼4km 떨어진 경북 경주시 외동공단은 현재 평당 30만원선에 분양되고 있기 때문.

시 관계자는 “기업체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공단을 잇따라 조성했다”며 “재정손실을 감수하더라도 공장부지 할인매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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