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사이드/인천 부천 행정구역 경계 조정계획

  • 입력 2003년 5월 5일 22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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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가 인천, 경기 부천의 일부 지역을 비롯해 인천시내 구군의 행정구역 경계 조정계획을 발표하자 해당 지역 주민들이 행정 편의주의 발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시는 주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자치단체 간 경계를 효율적으로 조정한다며 지난달 16일 행정구역 조정 대상지역 45곳을 발표했다.

시는 이 과정에서 해당 자치단체 주민의 여론 수렴은 물론 자치단체 실무부서와 협의를 하지 않았다.

시는 부천시와 구체적인 협의 없이 원미구 상1동 야인시대 세트장, 호수공원 등의 시설이 들어서 있는 15만4000여평 부지를 인천 부평구로 편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기준으로 이들 시설이 부평구에 인접해 있다는 이유로 행정구역 조정 대상이 된 것.

상동 주민들은 부천시의 명물인 야인시대 세트장과 호수공원 등을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공짜’로 먹으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 지역에는 동춘서커스 상설공연장, 인공 강(江) 등 주민 편의시설이 추가로 들어설 예정이어서 상동 주민들은 이 지역이 부평구로 넘어갈 경우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주민 박종철씨(41)는 “행정구역 조정 발표 이후 시에 확인했더니 사실과 전혀 달랐다”며 “도대체 무슨 근거로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부천시 관계자는 “주민들에게 행정구역 조정 대상지역으로 검토된 사실이 전혀 없다고 설명하는 등 주민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내 대상 지역 곳곳에서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인천 동구로 편입될 것이라고 발표된 남구 도화2, 3동과 숭의3동(2, 3통 제외) 주민 3만3900여명은 ‘동구 편입 절대 불가’를 주장하고 있다.

시가 행정구역 조정에 대한 주민 설문조사를 한 번도 실시하지 않는 등 주민 뜻을 무시하고 있다는 게 반발 이유.

주민들은 인천에서 가장 낙후된 것으로 인식된 구로 편입되면 땅값과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화2동 사무소 관계자는 “최근 주민자치위원회가 열렸는데 자치위원 상당수가 동구로 편입되면 집단행동에 나서겠다는 뜻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부평, 계양구와 부천시 간 경계인 굴포천 종합치수 사업공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굴포천 중심지 일대의 시도 간 경계를 조정해야 하지만 측량비용 부담 등의 문제를 놓고 3개 자치단체가 벌써부터 신경전을 펴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이번 대상지역 선정은 행정구역 경계조정을 요구하는 해당 자치단체의 건의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라며 “일방적이고 이기주의적인 조정 요구는 대부분 제외됐다”고 밝혔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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