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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5월 4일 18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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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2동보다는 ‘장승배기’로 널리 알려진 이곳엔 팔도 장승을 다스리는 ‘대방(大方)장승’이 서 있다.
대방장승은 조선시대 정조 임금이 세웠다. 정조의 아버지인 사도세자가 부왕 영조에 의해 숨진 뒤 정조는 매일 같이 사도세자의 묘소가 있는 경기 수원 현륭원을 찾았다.
현륭원으로 향하던 길은 숲이 너무 우거져 위험을 느낄 정도였다. 정조는 무서운 기를 누르기 위해 지금의 노량진2동에 장승을 세웠다고 한다.
이것이 장승배기의 유래.
지금의 장승은 1991년 복원됐다. 일제가 미신 타파를 내세워 1936년에 철거한 지 55년 만의 일이다.
그후 12년 만인 올 4월 장승 주변이 새로운 명소로 떠올랐다.
동작구가 7억여원을 들여 이곳을 공원(사진)으로 꾸몄기 때문. 지하철 7호선 장승배기역에서 나오는 지하수를 이용해 벽천(壁泉)과 분수를 만들고 700여그루의 나무와 30m의 전통담장으로 예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정조의 슬픔을 달래줬던 장승이 주민들에게 웃음꽃을 선사하는 영물(靈物)로 새로 태어난 셈. 구는 매년 10월 24일 장승 앞에서 장승제(祭)를 올리고 있다.
이재명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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