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고양 창릉동 ‘은평구 편입’ 신경전

  • 입력 2003년 4월 21일 18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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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구와 인접한 고양시 창릉동 8통을 은평구로 편입해야 한다.”(서울 은평구)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차라리 고양시 쪽으로 삐죽 튀어나온 은평구 땅을 우리 시로 편입해야 한다.”(경기 고양시)

경기 고양시 창릉동 8통 6만5000여평의 서울 은평구 편입을 놓고 은평구와 고양시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창릉동 8통 일대는 통일로와 창릉천 사이에 위치한 곳. 은평구 서북단 북쪽에 화살촉 모양처럼 길쭉하게 붙어 있고 현재 300여명이 살고 있다. 이곳은 은평구와 고양시의 경계선이 들쭉날쭉해 행정구역 변경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편입 논란은 창릉동 8통 주민들이 2001년 “지리적으로 보면 이곳은 고양시라기보다는 서울권이기 때문에 서울시로 편입해 달라”고 고양시에 건의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최근엔 은평구에도 탄원서를 냈다.

이에 대해 은평구는 적극적이다. 은평구는 “바로 옆에 은평 뉴타운을 건설하게 되면 상습침수지역인 이곳 저지대는 뉴타운과 창릉천 사이에서 푹 꺼진 상태로 남게 된다”면서 “주민들을 위해서라도 은평구로 넘어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는 이를 위해 최근 고양시와 협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고양시의 반대 방침은 단호하다. 고양시는 “차라리 고양시로 튀어나온 은평구 땅을 고양시로 편입시켜야 할 판”이라고 반박하고 “은평구가 창릉동을 서울로 편입시킨 뒤 이곳에 쓰레기 소각장을 건설하려 한다는 소문이 있다”며 은평구의 의도에 의구심을 표명했다.

한편 뉴타운 건설을 추진 중인 서울시 지역균형발전추진단은 “행정구역 변경에 관계없이 창릉동 일대를 은평 뉴타운 건설 계획에 포함시켜 그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창릉동 8통의 행정구역 변경이 이뤄지려면 우선 고양시와 고양시의회, 경기도와 경기도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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