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 상안동 아파트 단지 골프연습장 건립논란

  • 입력 2003년 4월 11일 21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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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아파트단지에 인접한 야산에 대형 골프연습장 건립 허가가 나자 주민들이 조망권침해와 소음 피해 등이 예상된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11일 대구 달서구청에 따르면 2일부터 달서구 상인동 산 76의 3 야산과 빈터 일대에 골프연습장 건립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 연습장은 터 소유자인 모 문중측이 지난달 4일 건축허가를 얻어 대지 8243㎡, 연면적 1661㎡ 에 66타석과 부대시설을 설치하는 등 국내 최대 규모로 건립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골프연습장 건립 예정지는 부근 월촌보성화성 아파트단지와 불과 10∼20여m 거리에 위치, 생활공해를 우려하는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상당수 주민들은 “부근 앞산 순환도로의 차량통행이 빈번해 아이들을 바깥으로 내보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골프연습장까지 생기면 연습장 이용차량의 통행마저 늘어나 교통사고 위험이 가중될 것”이라며 골프연습장 건립 백지화를 요구했다.

주민 박금이씨(45·여)는 “골프연습장이 들어설 경우 밤 낮으로 공을 치는 소리와 조명등에서 나오는 불빛 때문에 잠을 설치는 사태가 생길 것 같다”며 “주민들의 불편을 고려하지 않고 허가를 내 준 구청측의 처사를 이해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주민 이성규씨(50)는 “골프연습장 조성 예정지는 주민들이 텃밭을 일구고 흙의 소중함을 배우는 산 교육장이었다”면서 “건축주가 골프 연습장 공사를 위해 이 곳에 심어져 있던 수백 그루의 나무를 베어내는 바람에 아파트 단지 주변의 자연 환경이 크게 훼손됐는데 아무리 사유지라고 하지만 함부로 나무를 벌목해도 되는 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구청측이 주민들을 상대로 사전에 주민들의 여론을 수렴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골프연습장 허가를 내준 것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지적, “골프연습장 건립이 강행될 경우 공사 저지 등 실력행사에 나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달서구청은 주민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8일 주민 집단민원을 이유로 건축주에게 일단 공사중지 명령을 내렸다.

구청 관계자는 “골프연습장 조성 예정지는 도시계획상 일반 주거지역으로 운동시설 건축이 가능해 허가를 내 줄 수 밖에 없었다”면서 “주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건축허가 때 골프연습장 조성 예정지 주변 진입도로 개설과 조명 불빛 조정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고 해명했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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