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영산강 모래채취 타당성 논란

  • 입력 2003년 3월 27일 22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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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함평군이 영산강 유역에서 수질개선 등을 이유로 모래채취를 추진하자 환경단체 등이 생태계 파괴가 우려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27일 함평군에 따르면 영산강 유역을 시추한 결과 70만㎥의 모래가 매장돼 있어 학교면과 나주시 동강면 동강대교 부근에서 50만㎥를 채취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함평군은 영산강유역환경관리청에 사전 환경성 검토를 의뢰하고 적법 의견이 나올 경우 곧바로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함평군은 이 일대에 폐어망과 산업폐기물 등 쓰레기가 쌓이면서 하천의 부영양화를 부추기고 있어 모래를 파내면 수질이 개선되고 지방재정 확충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군은 모래 채취 수입으로 1㎥당 1만원씩 총 5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수질 개선 보다는 오히려 수질악화가 우려된다며 반박하고 있다. 또 영산강 하류쪽에 위치한 공단 입주업체들은 부유물질이 밀려와 영산강 물을 공업용수로 사용할 수 없게 된다며 모래 채취 계획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목포환경운동연합 권현석 간사는 “모래를 채취하면 3급수로 수질이 나쁜 영산강의 자정능력을 더욱 떨어뜨릴 것”이라며 “생태계 영향이 큰 상류나 중류 보다는 영산강 하구둑 인근 하류지역에서 준설작업을 벌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달 초 영산강유역환경관리청에서 열린 영산강 모래 채취 관련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생태계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영산강을 준설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민간단체와 전문가, 자치단체 등이 공동으로 참여해 타당성 조사를 먼저 벌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함평군 정택규 건설관리계장은 “영산강 일부 구간은 갈수기때 수심이 3m 이내로 낮아 산소부족으로 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고 있다”며 “모래를 파낸 후 자갈로 대체하고 쓰레기를 수거하면 오히려 수질이 개선되고 강의 기능을 회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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