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천 대공원 생태지킴이, 4월부터 해설활동

  • 입력 2003년 3월 14일 17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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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진기를 나무에 대보세요. 뿌리에서 나뭇가지로 올라오는 수액(樹液)의 흐름이 마치 계곡물 소리처럼 들려요.”

들에 있는 작은 풀 포기 하나라도 소중하게 여기도록 생태기행 안내활동을 펼치고 있는 ‘인천대공원을 사랑하는 생태지킴이’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현재 18명으로 구성된 생태지킴이는 4월부터 11월까지 매주 화, 목요일 오후 1시 반과 2시 반 인천 남동구 장수동 인천대공원 내 자연생태원에서 일반인에게 생태에 관한 해설을 할 예정이다.

또 매달 둘째 주 토요일 오후 초등학생 5팀(한 팀은 15명)과 함께 인천대공원 내 자연탐방로를 2시간 가량 돌아보는 ‘신나는 생태기행’도 운영한다.

5000여평 규모의 자연생태원은 평소 개방되지 않지만 예약을 하면 생태해설가의 인솔 아래 둘러 볼 수 있다.

이 곳에는 참새귀리 달뿌리풀 왕바랭이 질경이 고마리 등 토종식물과 곤충 등 2000여종이 있다.

여러 코스로 나눠진 자연탐방로에서는 동물 발자국, 습지식물, 나무 역사 등을 관찰할 수 있다.

대부분 주부들로 구성된 생태지킴이는 2년 전 인천산림조합에서 시작한 생태해설가교육에 참가한 뒤 자연에 푹 빠진 사람들이다. 1년 간 현장에서 자연 심화학습을 받은 뒤 해설 활동에 나서고 있다.

회장 안향숙씨(42)는 “자연을 사랑해 해설가교육에 참가했지만 그 때까지도 인간 위주의 시각을 갖고 있었던 같다”며 “이제 인간이 자연의 한 부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과 함께 자연관찰을 했던 초등생들은 계절이 변할 때마다 다시 찾는 경우가 많다.

찔레꽃 순을 따먹거나 강아지풀로 콧수염을 만드는 등의 놀이가 재미있기도 하겠지만 학원 등 사교육에 찌든 동심들이 자연에서 편안함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식물 가지를 마구 꺾거나 개미를 짓밟아 버리던 아이들이 자연을 체험하고 나면 태도가 180도 달라집니다. 흙을 싫어해 운동화를 벗지 않다 아예 맨발로 탐방로를 끝까지 걸어다니는 어린이도 있어요.”

생태지킴이들은 생태탐방에 참가한 학생들이 순한 심성과 해맑은 모습을 되찾을 때 뿌듯함을 느낀다고 한다. 이들은 인터넷 카페(cafe.daum.net/ecopeople)에 다양한 동식물 자료와 자연놀이를 소개하고 있다.

인천대공원을 운영하는 인천시 동부공원사업소는 생태지킴이 제3기 참가자를 이달 말까지 모집한다. 032-440-6537

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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