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평검사 토론회]대표검사 10명 어떻게 뽑았나

  • 입력 2003년 3월 9일 20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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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참석 평검사 10명 명단
소속이름
서울지검허상구(許相九) 검사
박경춘(朴景春) 검사
이옥(李玉) 검사
이정만(李廷萬) 검사
인천지검이석환(李錫煥) 검사
울산지검김병현(金炳炫) 검사
부산지검윤장석(尹章碩) 검사
법무부김윤상(金潤相) 검사
대검이완규(李完揆) 검사
`수원지검김영종(金暎鐘) 검사

‘토론의 달인(達人),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맞설 검사를 찾아라.’

9일 열린 노 대통령과 평검사들의 대화에 토론자로 참석한 10명의 검사는 전국 평검사들이 장시간 머리를 맞댄 끝에 고르고 또 고른 ‘대표 선수들’.

회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선발 기준은 주장을 얼마나 일목요연하게 논리적으로 펼칠 수 있느냐는 것이 핵심. 특히 토론회가 짧은 시간 동안 열리고 전국에 생방송 되는 만큼 분위기에 휘말리지 않고 말을 조리 있게 끝맺는 냉철함도 필수적인 조건 중의 하나로 꼽았다. 따라서 서로 발언권을 얻으려 했던 ‘비공개’ 평검사 회의와는 달리 ‘토론회 참석자는 이런 사람이 좋겠다’는 추천 형식이 많았다.

선발된 10명의 검사들은 임관 10년차 전후로, 기수별로는 31회 5명, 32회 1명, 33회 1명, 34회 1명, 35회 2명이며 모두 ‘수사 능력’도 인정받는 인재들이다.

이날 토론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사람은 수원지검 특수부의 김영종(金暎鐘) 검사. 김 검사는 “히딩크 감독이 월드컵에서 4강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선수 선발에 전권을 가졌기 때문이었다”며 비유적으로 검찰 인사권의 검찰총장 이관을 주장했다.

그는 또 노 대통령에게 “취임 전 부산동부지청장에게 청탁전화를 한 것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는 것 아니냐”고 추궁에 가까운 질문을 던졌고, 노 대통령은 “이쯤하면 막가자는 것이다”라며 불쾌함을 감추지 못했다.

‘강골(强骨)’로 통하는 김 검사는 아이스하키 선수들의 대학특례입학 비리 사건, 성남 파크뷰 특혜분양 사건 등을 맡아 처리했으며, 최근에는 수원지법 안산지원의 이모 총경 영장 기각과 관련한 의혹을 내사하기도 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서울지검 외사부 박경춘(朴景春) 검사도 ‘수지김 살해사건’ 재수사와 재외공관 비자발급 비리 사건 등을 맡아 무난히 처리했다. 인천지검 이석환(李錫煥) 검사는 서울지검 형사9부에 근무하면서 수많은 금융비리 사범들을 단죄해 ‘금융특수통’ ‘저승사자’ 등으로 이름을 날렸다. SK그룹 부당내부거래 사건 수사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홍일점’인 서울지검 조사부 이옥(李玉) 검사는 ‘검찰을 사랑해달라’며 이날은 애교스럽게 접근했지만 전국 평검사 회의의 대변인을 맡아 이번 인사의 부당성을 조목조목 짚었다.

모두 발언을 한 전국 평검사 수석대표 허상구(許相九) 검사는 서울지검 공안1부의 수석검사(43세로 평검사 중 최고령)로 서울지검 평검사 회의를 주도했으며 할 말은 하는 소신파라는 것. 법무부 김윤상(金潤相) 검사는 최근 검찰 내부통신망에 평검사들의 강한 의지를 담은 글을 올려 주목을 받았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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