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사이드/남동공단 불법 주정차 몸살

  • 입력 2003년 3월 3일 1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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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가 올 들어 주요 도로변 주정차 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으나 남동공단은 여전히 불법 주정차 차량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불법 주정차 차량 때문에 업체에 부품을 실어 나르거나 완제품을 출하하는 대형 화물차들이 정상적으로 통행하지 못하는 등 생산활동도 차질을 빚고 있다.

▽실태=지난달 28일 오전 인천 남동구 논현동 남동공단 1단지 20블럭 일대 도로변. 폭이 10여m에 불과한 왕복 2차로 양쪽에 각종 승용차와 트럭들이 꼬리를 물고 주차돼 있었다.

특히 한쪽 차로는 2중 주차를 해 놓아 승용차 1대만 간신히 통과할 수 있는 상태.

인근 S정밀에 부품을 납품하는 컨테이너 차량이 들어서자 이 도로는 순식간에 마비상태에 빠졌다. 회사 직원들이 나와 불법 주차된 차량 운전자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차량을 옮기는 등 2시간이 지나서야 차량이 움직일 수 있었다.

고잔동 남동공단 2단지도 사정은 마찬가지. 101블럭의 T정밀 인근 도로변에는 2중 주차는 물론 인도까지 불법 주차된 차들이 점거하고 있었다.

S정밀 대표 김모씨(42)는 “수 년 째 공장 일대에 불법 주차된 차량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남동구에 강력한 주차 단속을 요청했지만 거들떠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원인=남동공단이 불법 주차로 신음하는 이유는 대중교통과 주차공간이 부족한 데 있다. 논현 고잔 남촌동 등에 걸쳐 있는 공단에 입주해 있는 제조업체는 현재 3700여개로 근로자는 6만여명에 이른다. 그러나 이 곳을 경유하는 버스는 9개 노선(일반 8, 좌석1)에 불과하다. 그나마 인천지하철역을 거쳐오는 버스는 4개 밖에 없어 대중교통을 이용한 출퇴근이 쉽지 않다.

따라서 상당수 근로자들은 출퇴근 때 승용차를 이용하고 있다. 현재 공단 안에 있는 공영주차장은 2곳(총 376면)으로 주차 공간이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논현동 470 일대에 임시 공영주차장 2곳(총 141면)을 만드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대책=남동산업단지 경영자협의회는 2000년 10월 공단에 인접한 인천지하철 신연수역 원인재역 동춘역 가운데 한 곳에 대규모 공영주차장을 만들어 줄 것을 시에 요구했다. 공단 근로자와 방문객에게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해 주차난을 풀어보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시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대신 4월부터 인천지하철과 공단을 잇는 4개 순환버스 노선을 투입할 계획이었으나 현재 업체 선정이 늦어져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시 관계자는 “공단 조성 당시 주차장 부지를 확보하지 않은데다 업체들이 공장 터에 물건을 쌓아놓아 주차공간이 부족한 것”이라며 “버스노선을 추가 투입하면 대중교통 이용에 따라 주차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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