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분야 장관 3人' 첫 시험 잘치를까

  • 입력 2003년 2월 28일 18시 42분


코멘트

‘장관님,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 28일 첫 출근한 김화중(金花中) 보건복지, 한명숙(韓明淑) 환경, 권기홍(權奇洪) 노동부 장관의 책상 위에는 풀어야 하지만 풀기가 쉽지 않은 난제들이 수북이 쌓여 있다.

김 장관과 권 장관은 행정 경험이 전무하고 한 장관은 환경문제에 대한 전문성이 없어 이들이 당면한 난제들을 어떻게 해결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복지부=국민건강보험공단 안에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로 나눠진 조직과 재정을 하나로 통합하는 문제가 김 장관의 능력을 판가름하는 시금석이 될 것 같다.

복지부는 조직 통합을 2월 말까지 마무리지을 계획이었으나 반대가 만만치 않아 뜻을 이루지 못했다. 건강보험공단은 2월 27일 이사회를 열어 조직통합안을 의결하려 했으나 통합에 반대하는 직장 건강보험노조가 회의장 주변에서 연좌시위를 벌이며 이를 저지했다.

복지부는 또 6월 말까지 재정 통합을 완료하되 5월 말까지 구체적인 통합방안을 마련할 방침이지만 직장 노조와 경영계, 야당의 반대로 현재 ‘사면초가’ 상태에 처해 있다.

더욱이 한국노총은 자율권을 침해했다며 김성호(金成豪) 차흥봉(車興奉) 전 장관과 신언항(申彦恒) 차관을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2월 24일 노동부에 고발까지 한 상태라 신임 김 장관이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갈지가 미지수다.

아울러 의약분업 보완 문제를 놓고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는 의료계와 약계의 갈등을 어떻게 풀어갈지도 관건이다.

▽노동부=노조원 배달호(裵達鎬)씨의 분신자살을 계기로 촉발돼 노사가 대립 중인 두산중공업 사태의 해법이 신임 장관의 행정력을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부는 2월 24일 노사 양측에 △장례 직후 개인 가압류 소급해제 △파업기간(지난해 5월 22일∼7월 7일)을 무단결근으로 처리해 발생한 노조원 순수입손실분의 50%를 생계비로 지원 등 7개 항목의 중재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불만스럽지만 수용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노조측은 손해배상청구소송 철회와 해고자 복직 등을 추가로 요구하며 정부 개입을 요구하고 있다.

권 장관은 취임 직후 “현재의 노사관계는 노와 사에 모두 문제가 있다”며 “양측이 모두 성숙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밝혀 당장 개별 기업의 노사문제에 정부가 개입할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이외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차별 해소 문제와 외국인 근로자들의 고용허가제 입법 문제도 권 장관이 풀어야 할 난제들이다. ▽환경부=한 장관이 능력을 보여줘야 할 첫 과제는 이전 정부에서 미결 상태로 신정부로 넘어온 경유(디젤) 승용차 허용 문제.

이 문제와 관련해 환경부와 시민단체, 전문가들은 2월 △경유 가격 인상 △경유 내 황함량 비율 △경유 승용차 도입시기와 방법 등에 대한 합의안을 마련했으나 경제 부처의 반대로 해결을 보지 못했다.

현 단계에서는 한 장관이 환경에 문외한이어서 경제논리에 환경보호가 뒷전으로 밀릴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해 있다.

환경정의시민연대 서왕진(徐旺鎭) 사무처장은 “한 장관이 시민운동의 경험이 풍부하고 여성부 장관으로서 행정력도 인정받긴 했지만, 경유 승용차 도입 문제는 환경부 장관으로서의 능력을 검증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희기자 shchung@donga.com

송상근기자 songmoon@donga.com

이 진기자 lee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