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무등산 야간 경관도로’ 논란

  • 입력 2003년 1월 12일 19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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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가 무등산 일주도로에 가로등을 설치하는 등 ‘관광자원화’하려는 계획을 발표하자 시민단체들이 환경파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광주시는 최근 무등산의 자연경관과 일주도로를 관광자원화하고 시민들에게 도심 속 휴식공간을 제공하기위해 야간 경관도로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올해 30억원을 들여 동구 산수5거리∼충장사 앞 삼거리∼광주호까지 12㎞와 충장사 앞 삼거리∼무등산공원관리사무소까지 2㎞ 등 14㎞의 무등산 일주도로에 40m 마다 1개씩 350여개의 조명등을 설치할 예정이다.

또 일주도로 2곳에 광주도심을 한눈에 볼 수 있는 2곳의 조망포인트를 마련하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조형물과 주차장, 안내표지판 등도 갖출 계획이다.

이와 관련 광주지역 56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는 9일 성명을 통해 “광주시의 무등산 야관 경관도로 조성 계획은 무등산의 자연생태계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발상”이라며 “야경을 살리려다 야생 동식물을 죽이는 잘못을 범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협의회는 “무등산에 가로등이 설치되면 조명불빛으로 동물들은 불빛을 피해 더 깊은 산속으로 숨어 들어갈 것이고 식물들은 제때 꽃을 피우지 못하는 등 스트레스로 고사하게 될 것”이라며 야간경관도로 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협의회 상임의장 일철스님은 “광주의 상징이자 허파인 무등산은 야간 놀이공원이 아니다”며 “시의 일주도로 개발 계획은 그동안 무등산 보호운동의 성과로 야생동식물의 개체수가 늘어나고 있는 시점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고 말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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