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말 '봐주기 사면'…정태수 김선홍씨 등 122명 혜택

  • 입력 2002년 12월 30일 18시 25분


정부는 각종 비리 사건에 연루돼 형사처벌됐던 경제인과 고위공직자, 사형수와 공안 선거 사범 등 122명에 대해 31일자로 특별 사면과 감형 및 복권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사면 대상자 가운데는 ‘이용호 게이트’에 연루돼 불구속기소된 뒤 확정판결을 받은 지 2개월밖에 안된 김영재(金暎宰)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와 ‘최규선 게이트’에 연루돼 구속기소되고 확정판결이 난 지 겨우 4개월 된 최일홍(崔一鴻) 전 체육진흥공단 이사장 등이 끼어 있어 정권 말 ‘봐주기 사면’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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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사면 대상자는 정태수(鄭泰守) 전 한보그룹 회장과 조양호(趙亮鎬) 대한항공 회장, 김선홍(金善弘) 전 기아그룹 회장 등 경제인과 강정훈(姜晸薰) 전 조달청장, 김 전 부원장보, 배재욱(裵在昱) 전 대통령사정비서관 등 고위공직자, 강위원 전 한총련 의장과 석치순(石致淳) 전 서울지하철노조 위원장 등이다.

대상자별로는 외국인이 51명으로 가장 많고 공안사범(40명) 경제인(14명) 선거사범(8명) 고위공직자(5명) 순이다.

형집행 정지로 석방된 정태수 김선홍 전 회장의 경우 심장질환 고혈압 등 지병과 고령이 감안돼 남은 형기가 면제됐으며 이들을 포함해 54명이 같은 혜택을 받았다.

김진태씨 등 사형수 4명은 무기징역으로 특별 감형됐으며 석치순 전 위원장 등 21명은 남은 형기 면제와 함께 복권돼 선거권과 피선거권 등 ‘공민권’을 되찾았다. 전병민(田炳旼) 전 대통령정책수석비서관 내정자와 조수호(趙秀鎬) 전 한진해운 사장, 추호석(秋浩錫) 전 대우중공업 대표와 신영균(申英均) 전 대우조선 대표 등 대우그룹 분식회계 및 사기 대출 사건에 연루된 관련자 9명 등 18명은 형선고실효와 함께 복권이 이뤄졌다. 법무부는 사형수들의 경우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교화 정도가 높아 사회복귀의 기회를 주기 위해, 기업인들의 경우 이미 환란(換亂) 사태가 치유됐고 앞으로 경제발전에 동참할 기회를 준다는 이유로 대상자에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공안 선거 사범의 경우 2000년 8·15 사면에서 석방된 뒤 모두 사회에 잘 적응하고 선거에 출마하지 않은 점, 외국인 근로자의 경우 상당기간 복역한 상태에서 잔형을 면제하고 본국으로 송환하는 것이 오히려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바로잡습니다]

△지난해 12월31일자 A1면 ‘정권 말 봐주기 사면’ 기사와 관련, 김영재(金暎宰)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이용호 게이트’에 직접 연루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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