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면술로 유괴범 잡았다…목격자 40대에 진술받아

  • 입력 2002년 12월 22일 18시 50분


최면술로 어린이 유괴살인범을 잡았다.

22일 부산 사하경찰서에 따르면 자영업자인 이모씨(46·여)는 부산에서 어린이 유괴사건이 발생한 11일 오후 차를 타고 부산 사하구 하단동 낙동강변도로를 지나다 30대 후반의 남자와 여자 초등학생이 함께 서 있는 것을 우연히 목격했다.

이씨는 그 초등학생이 거래처 직원의 딸과 닮아 고개를 돌려서까지 유심히 얼굴을 보며 “참 많이 닮았다”고 혼잣말까지 했다는 것.

사흘 뒤, 이씨는 목격현장에서 5㎞가량 떨어진 사하구 신평동에서 경찰관이 배포하던 이모양(9)의 실종사건 전단지를 보고 깜짝 놀랐다. 바로 강변도로에서 지나쳤던 그 초등학생이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경찰서에 가서 이 같은 사실을 말하고 당시 정황을 진술했지만 함께 있던 유괴용의자의 얼굴은 도무지 기억나지 않았다.

경찰은 고민 끝에 19일 최면술사인 최모씨(55)를 불러 이씨에게 최면을 걸었으며 이씨는 최면상태에서 양쪽 귀의 크기가 다르고 얼굴 한쪽에 흉터가 있는 유괴범의 인상을 진술했다.

경찰은 최면을 통해 얻어낸 용의자의 인상착의가 용의선상에 있던 이양의 큰아버지인 이모씨(39)와 일치하자 곧바로 목격자 이씨를 데리고 큰아버지를 찾아가 대질시켰고 큰아버지 이씨는 목격자가 나타나자 범행을 자백했고 경찰은 숨진 이양의 시신도 찾아냈다.

경찰 조사 결과 범인 이씨는 97년 아버지가 동생에게 대부분의 재산을 상속한 것에 불만을 품어오다 11일 오후 2시 조카를 유괴해 목 졸라 숨지게 한 뒤 자신의 집 앞마당에 매장한 것으로 드러났다.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