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 다한 의사' 수술사망 책임 못물어

  • 입력 2002년 12월 18일 18시 31분


수술 중 돌발사고로 환자가 사망했더라도 의사가 응급조치에 최선을 다했다면 민사상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지법 동부지원 민사합의4부(한명수·韓明秀 부장판사)는 낙태수술 중 갑작스러운 호흡곤란으로 사망한 김모씨의 부모가 의사 신모씨(47)를 상대로 낸 4억여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18일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는 수술 후 수술실 밖에서 잠시 보호자에게 수술 결과를 알린 뒤 김씨의 호흡곤란 상태를 발견해 산소마스크를 씌우고 인공호흡과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으며 김씨의 의식불명상태가 계속되자 종합병원으로 후송했다”며 “이런 조치는 개인병원 의사로서는 최선의 응급조치로, 피고가 상식적으로 과실을 범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는 피고가 마취과 전문의 없이 마취한 점을 지적하나 피고가 실시한 정맥마취는 일반적으로 마취과 전문의 없이도 가능하며 현대의학상 전신마취를 할 때 환자에게 산소마스크를 씌우거나 기도삽관술을 하지 않은 것도 잘못이라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의학적으로 마취환자의 호흡정지는 대개 기도경련이나 심근경색으로 일어날 수 있으나 기도가 막혀 일어나는 것 외에는 사전에 가능성을 예측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씨는 98년 1월 산부인과 전문의인 신씨에게서 낙태수술을 받은 직후 갑작스러운 호흡곤란을 일으켜 저산소뇌증으로 식물인간 상태에 있다 2000년 7월 숨졌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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