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세밑 방법비상령 '구멍'

  • 입력 2002년 12월 18일 18시 21분


연말 방범 비상령이 내려진 가운데 새벽에 귀가하던 유흥업소 여주인이 몸값을 요구하는 괴한에게 납치되고 주택가에서 방화로 보이는 차량 화재가 꼬리를 무는 등 강력사건이 잇따라 터져 대구 시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17일 오전 4시반경 대구 서구 평리동 자신의 집 앞 길에서 귀가하던 주점 주인 이모씨(40·여)가 승용차에서 내리던 순간, 흉기를 들고 위협하는 괴한 2명에게 납치됐다.

이들은 이씨를 이씨의 승용차 뒷자리에 강제로 옮겨 태운 뒤 눈을 테이프로 가린 다음 오전 내내 시내를 돌아다니며 이씨의 친구 박모씨(47·주부)에게 전화를 걸어 이씨가 ‘현금 500만원을 내 계좌로 보내지 않으면 내가 죽을 것 같다’고 말하도록 협박했다.

괴한들은 이씨를 차에 태운 채 7시간 가량 끌고 다니다 이날 낮 12시 반경 달성군 논공면 구마고속도로 톨게이트 부근 농로에서 이씨를 풀어준 뒤 그대로 달아났다.

경찰은 이날 오전 7시25분경 납치된 이씨의 친구인 박모씨의 신고를 받고 시내 전역에서 검문 검색을 강화했으나 범인검거에 실패하는 등 수사에 허점을 드러냈다.

이날 오전 1시 경 대구 수성구 두산동 일대 주택가 골목길에서 주차중인 승용차에 방화로 추정 되는 화재가 2건이나 발생하는 등 이달 들어서만 대구 동구와 수성구 지역에서 10여건의 자동차 방화사건이 연쇄적으로 발생, 차량 소유주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이에 앞서 대구지역 최대의 폭력조직인 ‘동성로파’ 소속 폭력배인 임모씨(32·전과 15범)가 16일 오전 1시경 대구 북구 산격동 H주점에서 수십만원어치의 공짜술을 마시고 술값을 요구하는 여주인(63)을 마구 때리는 등 행패를 부리다 연행된 뒤 파출소 직원을 폭행하고 조사서류를 찢은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또 지난 6일에는 대구 달서구 송현동 단독주택 2층에 사는 주부 김모씨(29)의 집에 도둑이 들어 결혼반지와 예물 등 250만원 어치의 금품을 털어가는 등 시내 변두리에 좀도둑이 설쳐 주민들이 문단속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들은 “최근 미군장갑차에 희생된 여중생 무죄 평결 이후 미군부대 주변 경계에 경찰력이 대거 차출되는 등 치안활동에 공백이 생기면서 효율적인 방범활동이 이뤄지지 않아 민생침해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고 털어 놓았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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