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크레인 선로추락 지하철2호선 스톱

  • 입력 2002년 12월 11일 22시 37분


11일 오후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 부근 선로 전력선 철탑 위에 걸쳐있는 대형 크레인의 상부가 엿가락처럼 휘어져 있다.[원대연기자 yeon72@donga.com]
11일 오후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 부근 선로 전력선 철탑 위에 걸쳐있는 대형 크레인의 상부가 엿가락처럼 휘어져 있다.[원대연기자 yeon72@donga.com]
대형 크레인이 지하철 선로로 넘어지는 바람에 전력선이 끊겨 지하철 운행이 5시간 동안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 퇴근길 시민들이 혹한 속에 큰 불편을 겪었다.

11일 오후 4시57분경 서울 구로구 구로5동 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대림역 지상구간 옆 도로에서 타이어 운반작업을 하던 30t급 타워크레인이 선로로 넘어져 전동차에 고압전류를 공급하는 전력선이 절단됐다.

이 사고로 대림역을 출발해 신도림역으로 가던 2330호 전동차가 사고현장 100m 앞에서 가까스로 멈춰서는 등 주변의 합정, 당산, 영등포구청, 문래역 등에서 모두 15대의 전동차가 긴급 정차했다.

이에 따라 이 구간을 이용하던 퇴근길 시민 2만여명이 20∼30분간 전동차에 갇혀 있었으며 사고 안내방송을 들은 뒤 선로를 따라 걸어서 역사를 빠져 나와야 했다.

또 전력 공급이 중단돼 2호선 서울대입구역∼신도림역∼홍대입구역 구간과 2호선 지선인 신도림역∼까치산역 구간의 양 방향 전동차 운행이 한때 전면 중단됐다. 서울지하철공사는 사고 즉시 전력선 복구를 위해 기술진 80명을 투입해 오후 10시경 전동차 운행을 재개했다.

사고가 나자 버스와 택시 등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기 위해 시민들이 역사 밖으로 쏟아져 나오면서 역 일대에서는 교통대란이 일어났다. 지하철역 구내도 환불을 요구하는 승객들로 북새통을 이뤘으며 일부 승객은 안내방송 지연에 거칠게 항의하기도 했다. 지하철 2호선은 순환선이라 서울대입구역에서 잠실역을 거쳐 홍대입구역을 왕복하는 반대편 구간은 전동차 회차를 통해 정상 운행됐다.

그러나 2호선의 모든 전동차들이 서울대입구역과 홍대입구역에서 멈춰 회차하는 바람에 두 역 부근은 특히 큰 혼잡을 빚었으며 수만명의 퇴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경찰은 크레인이 지지대를 제대로 설치하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을 하다 무게를 못 이겨 중심을 잃고 선로로 쓰러졌다는 목격자들의 진술에 따라 크레인 운전사 김영구씨(34)를 상대로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운전사 김씨는 경찰에서 “이전까지 25t크레인을 몰다 처음으로 30t 크레인을 몰게 돼 시험삼아 운전을 하던 도중 크레인이 오른쪽 옆으로 쓰러졌다”고 말했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