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비인기과 미달사태

  • 입력 2002년 12월 6일 23시 06분


5일 마감된 전국 주요 대학병원들의 내년도 전기 전공의(레지던트) 모집에서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부익부 빈익빈(富益富 貧益貧)’ 현상이 나타났다.

흉부외과 방사선종양학과 진단검사의학과 등 이른바 ‘비인기’ 과들은 대거 미달사태를 빚은 반면 안과 피부과 성형외과 가정의학과 등 개업하기 쉬운 과에는 정원보다 훨씬 많은 지원자가 몰렸기 때문이다.

6일 주요 대학병원들에 따르면 평균 1.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서울대병원의 경우 치료방사선과 흉부외과 진단검사의학과 등 3개과가 미달됐다. 그러나 안과는 5명 모집에 9명, 가정의학과는 13명 모집에 24명이 지원해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가톨릭대 의대의 경우 262명 모집에 411명이 지원해 평균 1.57 대 1의 경쟁률을 보였으나 산업의학과 임상병리과 핵의학과 병리학과 등에는 단 한 명도 지원하지 않았다.

평균 경쟁률 1.57 대 1을 기록한 서울아산병원은 외과 방사선종양학과 핵의학과 등 3개 과가 미달됐다. 반면 피부과는 3명 모집에 10명, 안과는 3명 모집에 9명이 지원해 3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는 등 인기과 편중현상이 두드러졌다.

연세의료원은 흉부외과 진단방사선과 방사선종양학과 진단검사의학과 병리과 응급의학과 핵의학과 등 7개 과가, 삼성서울병원은 진단검사의학과 진단병리과 등 2개과가 미달됐다. 고려대의료원은 흉부외과와 진단방사선과 등 9개과가 미달됐고 특히 진단방사선과의 경우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다.

서울대 의대 진단방사선과 임정기(任廷基) 교수는 “전공의들이 쉽게 개원하고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과로 몰리고 있다”며 “당장의 이익보다는 보다 긴 안목을 갖고 과를 선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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