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자치단체 문화예술회관에 '문화'가 없다

  • 입력 2002년 12월 2일 18시 59분


민선 자치시대 출범이후 전남지역 곳곳에 문화예술회관 건립붐이 일고 있으나 시설 활용도가 낮고 문화공연 횟수도 적어 지역문화의 산실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2일 전남도에 따르면 일선 시 군에 건립된 13곳의 문화예술회관 가운데 9곳은 1996년 민선 자치시대 이후 건립됐다.

무안군의 경우 지난해 5월 국비 37억원을 포함해 96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지하 1층, 지상 2층 502석 규모의 승달문화예술회관을 완공했으나 올 1월부터 11월말까지 열린 행사는 50회에 그쳤다.

그나마 문화예술회관측이 마련한 기획공연은 10월에 열린 악극 한편에 불과했고 대부분이 군 행사나 전시회, 유치원 재롱잔치, 영화상영 등이었다.

담양군은 올 4월 30억원을 들여 기존 군민회관을 문화예술회관으로 리모델링해 문을 열었으나 기획공연 계획은 아예 세우지도 못했고 총 67회 행사 가운데 전시회와 영화상영 등 문화공연은 17회에 불과했다.

나주시는 98년 3월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800석의 관람석을 갖춘 문화예술회관을 개관했으나 올해 대관건수 99건 중 연극공연은 15건, 영화상영과 전시회는 각 12건에 그쳤고 대부분이 시청이나 전남도청 행사를 치르는데 사용됐다.

이처럼 문화예술회관이 지역 예술의 전당으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은 각 자치단체마다 공연 기획 관련 예산이 2000∼3000만원에 불과한데다 양질의 공연을 유치하려는 노력도 기울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고흥군은 99년 지하 1층, 지상 2층에 763석 규모의 문화예술회관을 건립한 뒤 지역의 문화수요를 연령층별로 조사해 공연을 기획하고 예산도 많이 배정해 대조를 보이고 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고흥군 관계자는 “문예회관 활성화를 위해 각 마을 이장들에게 홍보 책임을 맡기고 예산도 다른 자치단체보다 2배 이상 많이 확보해 공연에 내실화를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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