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이름 입주민이 직접 짓자”

  • 입력 2002년 10월 18일 17시 08분


‘우리가 사는 아파트 이름은 우리가 짓는다.’

입주민들이 직접 자신이 사는 아파트의 이름을 짓자는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사단법인 대구시아파트입주자 대표회의 연합회(회장 이재윤·李在允)는 ‘시공 건설회사의 상호를 넣지 않고 입주민들의 의사가 반영된 아파트 이름을 짓자’는 ‘아파트 이름 주인 찾기 운동’을 시작한다고 18일 밝혔다.

이 운동은 현재 일방적으로 지어지고 있는 신규 분양 예정 아파트단지의 이름을 사업 승인 과정에서 건설사 상호로 가등기한 뒤 입주 완료 후 주민들의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의견을 모아 정식 이름을 짓도록 하자는 것.

연합회는 대구는 물론 전국 다른 도시의 아파트 입주민들도 이 운동에 동참할 수 있도록 전국의 아파트연합회와 연대할 계획이다.

연합회는 이를 위해 조만간 대구지역 아파트 입주자 대표 및 부녀회 회장 등이 참석하는 공청회를 열어 대구시와 건설교통부 등에 현행 아파트 이름 등록제를 개선해 줄 것을 건의할 계획이다.

연합회는 시공회사들이 자사의 상호를 넣어 획일적으로 아파트 이름을 짓는 바람에 입주민들이 혼란을 겪는 등 부작용이 많다고 지적했다.

특히 아파트 이름이 업체의 광고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가운데 도산한 업체의 상호로 이름을 지은 아파트의 경우 입주민들이 이미지 실추로 인해 집값 하락 등의 불이익을 받는 경우도 있어 주민 권익옹호 차원에서 이 운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수도권 신도시에 들어선 일부 아파트 단지 이름은 ‘샛별마을’, ‘양지마을’ 등 좋은 우리말로 지어져 입주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사비를 들여 9월 사단법인 형태의 아파트 입주자 연합회를 출범시킨 이재윤 회장은 “대구지역 아파트 단지의 경우 98%가 건설사 상호가 담긴 이름을 특색없이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아파트 이름은 한번 등기부 등본과 주소 등으로 등록되면 법적으로 변경이 불가능한 만큼 입주단계에서 주민들이 스스로 짓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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