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소년 두개골에 이끼 흔적

  • 입력 2002년 10월 8일 18시 54분


‘개구리 소년들’ 두개골 일부에서 ‘이끼’가 낀 흔적이 발견돼 이들의 사인 규명에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개구리 소년들 유골을 정밀 감식중인 경북대 법의학팀(단장 곽정식·郭精植 교수)은 8일 유골을 씻는 과정에서 2개의 두개골 정수리 부분에서 이끼로 추정되는 물질이 나왔다고 밝혔다.

법의학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끼는 땅속에 묻힌 상태에서는 자생할 수 없고 상당기간 외부에 노출돼야 생육이 가능한데 이끼로 추정되는 물질이 발견된 두개골의 경우 흙에 덮인 흔적이 없어 상당기간 외부에 노출된 채 방치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경찰은 그러나 소년들의 시신이 매장돼 있다 빗물 등에 의해 흙이 씻겨 내려가면서 두개골이 외부에 상당기간 노출돼 이끼 등이 끼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중이다.

법의학팀은 두개골에서 이끼가 낀 흔적만으로는 소년들이 ‘조난에 인한 저체온사’로 숨졌음을 입증할 수 없는 만큼 독극물 및 토양검사, 곤충학 검사 등의 결과가 나와야 정확한 사인 규명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또 유골 발굴 현장에서 위쪽으로 5.3m가량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된 길이 3㎝, 지름 2㎝ 크기의 숯 20여개와 발굴현장에서 발견된 또다른 길이3㎝, 지름 1㎝ 크기의 숯 2개가 이들의 죽음과 관련 있는지를 가려내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했다.

한편 개구리 소년들 유족들은 검사가 끝나는 대로 유해를 인도받은 뒤 화장(火葬), 대구 와룡산에 뿌려 주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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