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식물 1만1167종 멸종위기…세계자연보존연맹 발표

  • 입력 2002년 10월 8일 18시 14분


라포디라포사 선인장 - 사진제공 세계자연보존연맹
라포디라포사 선인장 - 사진제공 세계자연보존연맹
《멸종 위기에 몰린 세계 각지의 희귀 동식물들이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북’으로 불리는 아시아 세줄박스거북(Asian Three-striped Box Turtle)은 이제 사진으로만 보게 될 날이 멀지 않았다. 중국과 베트남 등지에만 서식하는 이 희귀종 거북은 특유한 색깔과 모양으로 인해 밀렵자들의 표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를 통틀어 400여마리밖에 남지 않은 에티오피아늑대(Ethiopian Wolf)도 서식지가 농경지로 계속 개발됨에 따라 살 곳을 거의 잃었다.》

세계자연보존연맹(IUCN)은 이처럼 멸종 위기에 처한 1만1167종의 희귀 동식물들의 리스트(일명 레드 리스트)를 8일 발표했다. 한국인들의 웅담 불법 거래를 폭로하기도 했던 IUCN은 생물다양성 보존에 대한 자료와 국제적인 동향, 관련 법률과 교육을 제공하는 국제기구로 4년마다 ‘레드 리스트’를 발표해 오고 있다.

전문가 7000여명의 현장 탐사와 자료분석을 통해 작성된 이번 리스트에 따르면 중국의 쌍봉낙타, 스페인 남서부 숲에 서식하는 스페인스라소니, 중앙아시아 대초원의 사이가산양, 이집트의 물쥐 등도 거의 사라질 위험에 처해 있다.

문제는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것. 멸종위기에 놓인 영장류종은 지난 2년 동안 120종에서 195종으로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베트남이 가장 심각해 해당 영장류의 약 20%가 멸종됐다. 다음이 중국(16%) 인도네시아(12%)순이었다.

지난 50년 동안 이미 멸종해버린 동식물도 800종이 넘었다. IUCN은 멸종 위기의 원인으로 도시 개발, 삼림 황폐화에 따른 서식지 축소, 사냥 등을 꼽았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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