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박봉택화백 파주에 '자연미술학교' 운영

  • 입력 2002년 10월 4일 18시 39분


'자연미술학교'에서 설립자인 박봉택 화백이 그림을 그리고 있다. - 파주=이동영기자
'자연미술학교'에서 설립자인 박봉택 화백이 그림을 그리고 있다. - 파주=이동영기자
조용한 산자락 아래 깔끔한 잔디밭과 은방울꽃 등 자생화가 어우러진 들판.

경기 파주시 조리면 오산리 ‘자연미술학교’는 말 그대로 자연 속에서 미술을 가르치는 곳이다.

설립자 박봉택 화백(50)은 어린이들이 어릴 적부터 학교와 학원에서 도식화된 교육에만 매달리는 것이 안타까워 1999년 1월 이 일대 1만2000여평 터에 자리를 잡고 자연 속 미술교육에 전념하고 있다.

이곳에는 화실, 도자기실, 전시관, 야외학습장, 자생화 산책로 등이 갖춰져 있어 연중 미술을 좋아하는 어린이들과 그 가족의 좋은 교육장 역할을 하고 있다.

도자기 공예가 2명과 박 화백을 비롯한 화가 2명 등 모두 4명의 전업 작가들이 강사로 나서고 있다.

박 화백은 “책 속에서만 꽃과 나무를 본 어린이와 실제 눈으로 보고 만져본 어린이들의 창의력은 크게 차이가 난다”며 “체험을 그림으로 표현하게 돼 교육효과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계절에 맞는 동식물들을 보여주고 어린이들에게 그 느낌을 표현하도록 한다는 것.

여름철 토란잎으로 우산을 대신하거나 풀피리를 만들어 불어보고, 매미가 되기 전 굼벵이의 탈피 과정도 지켜보며 자연을 체험토록 하고 있다.

박 화백은 이번주부터는 도토리를 직접 주워 그림으로 표현하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어린이들과 함께 산자락을 다니며 도토리를 주운 뒤 사람에게는 묵을 만드는 데 사용되고, 다람쥐에게는 양식으로 쓰인다는 등의 활용 방법을 알려주면서 그 향과 맛도 직접 경험하도록 한다.

이후 도토리를 주제로 그림을 그리게 하면 향이나 맛, 형태, 색깔 등 직접 경험한 감각 중 하나가 두드러진 그림이 나온다는 게 박 화백의 설명이다.

수강생은 대부분 주말을 이용한 어린이들이고 평일에는 주부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교육 프로그램은 크게 일반과 특별 프로그램 등으로 나뉘어 있다.

일반 프로그램은 미술과 도예 부문으로 나뉘어 부문별로 성인과 어린이 대상으로 세분화돼 있다.

특별 프로그램은 수십 명에서 300여명까지 단체를 위한 것으로 미술 관련 워크숍을 갖거나 단체 그림 그리기 등이 마련돼 있다.

또 1일 체험학습은 20여명이 한 그룹으로 편성돼 오전부터 야생화 산책로를 거닌 뒤 그림 그리기, 도자기 제작 등의 체험을 하는 과정으로 돼 있다.

주말체험학습은 1박2일 과정으로 역시 야생화 산책로 거닐기, 그림 그리기, 도자기 제작 등의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1일체험학습 이용료는 1만∼1만5000원선이며 기타 프로그램은 인원수와 세부일정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다.

가족 단위나 단체 모임을 위해 숙박시설과 식당도 갖추고 있다.

주말마다 이곳에 초등학교 1학년인 아들을 보낸다는 장은숙씨(38·여·경기 고양시 일산구 대화동)는 “콘크리트 속에서만 지내는 아이가 일주일에 한번이나마 자연을 체험하며 이를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어 심성도 고와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www.naschool.com 031-947-7462

파주〓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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