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란때 사둔땅 1兆 손실 투기지역 직원 분양 금지

  • 입력 2002년 9월 25일 17시 55분


한국토지공사가 외환위기 때 기업들로부터 사들인 땅을 모두 팔아도 많게는 1조원을 손해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토공이 국회 건설교통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4년까지 토공이 내야 할 기업토지채권의 원리금은 4조1349억원이다.

기업토지채권은 98년 토공이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해 기업들이 갖고 있던 토지 386만평, 2조6155억원어치를 사면서 발행했던 채권. 채권의 평균이자율은 연 12%대로 2004년까지 갚아야 할 이자총액은 1조5194억원이다.

반면 땅값 상승률은 연 12%에 훨씬 못 미치는 만큼 토공이 기업 토지를 모두 팔아 빚을 갚는다고 해도 상당 규모의 손실이 불가피해 결국 국민 세금으로 메워야 할 판이다. 이에 따라 토공은 5000억원을 정부가 대신 내줄 것을 요청했지만 실현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토공은 경기 일대와 인천 제주 등 투기가 예상되는 지역에서 내부 직원들이 땅을 분양 받는 것을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다(본보 13일자 A1면 참조).

김진호(金辰浩) 토공 사장은 이날 국감 답변을 통해 “토공 직원들의 경기 용인시 죽전지구 투기 의혹과 관련해 직원은 물론 친인척들의 토지거래를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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