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부산AG 성공” 土偶들의 합창

  • 입력 2002년 9월 25일 17시 44분


‘아시아인의 대합창’

37억 아시아인의 한마당 축제인 부산아시아경기대회(AG)의 평화와 화합을 기원하는 ‘토우’들의 합창이 시작됐다.

30여 년 간 도자기(분청사기) 빚기에 전념해 온 토암 서타원(土岩 徐他元·58)씨가 부산AG의 성공을 기원하는 뜻에서 테라코타인 토우(土偶) 700개를 만들어 부산 해운대구 우동 AG 메인미디어센터 앞 국기게양대에 25일 전시했다.

이 토우는 서씨가 97년 위암 수술을 받은 뒤 5년 동안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틈틈이 만든 것이어서 의미가 깊다.

그는 기력이 있을 때 마다 높이 40∼50㎝, 폭 10∼20㎝의 토우 1개를 만들기 위해 오전 5시에 일어나 작업장이 있는 부산 기장읍 대변리 봉대산을 오르면서 작품구상을 한다. 작업이 있는 날이면 하루 20㎏의 흙으로 3∼5개의 토우를 빚는다.

이렇게 빚어진 700여점의 토우는 AG에 참가한 44개국 국민의 특징에다 귀가 없고 웃음을 머금은 제각각의 모습을 지닌 것이 특징.

시기와 질투로 가득찬 이야기는 듣지 말고 아시아인의 공동 번영을 위해 다같이 노래하자는 표정으로 한결같이 입을 크게 벌리고 있다.

국기게양대 밑 12대의 배에 나눠 탄 토우는 참가국 국기를 돛에 달고 하늘을 향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하고 아시아태평양장애인대회가 끝나는 11월 5일까지 전시된다. ‘통일호’로 이름붙어진 배에는 남과 북의 상징하는 토우 100여점이 합창을 하고 통일을 기원하는 모습으로 서있다.

서씨는 부산시와 ㈜세정의 지원을 받아 사비 등 4000여만원을 투입했으며 27일 공식적으로 개막식을 갖는다.

서씨는 “도공(陶工)으로서 마지막 혼을 쏟는 마음으로 토우를 만들었다”며 “대회의 성공과 대회기간 중 참가선수 모두가 건강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