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고 학생도 이공계 기피

  • 입력 2002년 9월 16일 18시 36분


정부의 이공계 지원 대책에도 불구하고 성적이 우수한 고교생들의 이공계 기피현상은 나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인적자원부가 16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설훈(薛勳·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대학수학능력시험 상위 4% 이내의 고득점 학생 가운데 이공계 학과에 진학한 비율은 △98학년도 27.6% △99학년도 25.2% △2000학년도 21.0% △2001학년도 19.5%로 해마다 낮아지고 있다.

반면 의예 치의예 한의예과의 입학정원 중 수능 상위 4% 이내 학생의 비율은 2001학년도 현재 각각 90.3%, 93.2%, 91.4%로 성적 우수 학생들의 의대 선호 현상은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이공계 인재를 조기 육성한다는 취지로 설립된 과학고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나고 있다.

국회 교육위 소속 박창달(朴昌達·한나라당) 의원은 이날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올 1학기 수시모집에 합격한 과학고 학생 중 의대진학자가 14.2%에 달했으며 16개 과학고 중 12개교에서는 이공계 합격자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대전과학고의 경우 단 한명도 이공계에 지원하지 않았고 전남과학고는 7명 중 1명만 이공계에 진학했으며 6명은 의대에 진학했다.

올해 최초로 과학영재학교로 지정된 부산과학고는 올 수시 1학기모집에서 이공계 합격자가 단 한 명도 없고 의대에만 1명 합격했다.

박 의원은 “상위권으로 갈수록 의대 선호현상이 더욱 두드러져 지난해 과학고 성적 상위 10% 학생들의 의대 진학률은 33.7%로 전체 과학고 학생 중 의대진학자가 차지하는 비율(13.8%)의 3배에 가까운 수치”라고 지적했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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