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파업병원 경찰력 투입

  • 입력 2002년 9월 11일 18시 38분


사복 차림의 여경들이 여성 노조원들을 연행하고 있다. - 이훈구기자
사복 차림의 여경들이 여성 노조원들을 연행하고 있다. - 이훈구기자
경찰이 112일째 장기파업 중이던 서울 강남성모병원과 경희의료원에 11일 경찰력을 전격 투입해 농성 중이던 노조원들을 연행했다.

그러나 보건의료노조와 민주노총이 경찰 투입에 반발해 강력한 대(對)정부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혀 진통이 예상된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오전 6시 경찰 28개 중대 3000여명을 병원 두 곳에 투입해 강남성모병원 노조원 326명, 경희의료원 노조원 165명 등 모두 491명을 연행해 서울시내 경찰서 21곳에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병원 파업과 관련해 체포영장이 발부된 19명 중 김영숙 여의도성모병원 지부장(44) 등 노조 간부 5명을 검거했고 병원에서 경찰 투입에 항의하던 민주노총 유덕상(劉德相·47) 위원장직무대행 등 민주노총 간부 5명도 연행했다.

이들을 연행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일부 노조원간에 심한 몸싸움이 벌어져 서정옥씨(51) 등 노조원 3명이 실신하기도 했다.

경찰이 철수한 뒤 경희의료원 노조원 300여명은 이날 오전 9시경 병원 1층 로비에 다시 모여 농성을 재개했고 성모병원 노조원 200여명은 서울 중구 명동성당으로 이동해 농성 중이던 보건의료노조 소속 조합원 100여명과 합류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오후 4시40분경 농성 중인 노조원을 추가로 연행하기 위해 경희의료원에 700여명의 경찰을 다시 투입했고 수배된 노조 간부들을 검거하기 위해 당분간 경찰을 의료원 주변에 배치하기로 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앞으로 노동기본권 쟁취, 직권중재 악법 철폐, 민주노조 사수, 노사관계 정립 등을 위해 전 국민적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도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의 강경 탄압이 지속된다면 이번 투쟁을 주5일 근무제 도입을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 저지, 공무원 노동3권 쟁취투쟁 등과 연계해 대정부 총파업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성모병원과 경희의료원 등 7개 대형병원 노조원들은 근로시간 단축과 법정인력 확보 등을 요구하며 5월23일 파업에 들어갔으며 그동안 병원측과의 이견을 좁히지 못해 노사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태였다.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이 진기자 lee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