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학교건립 반대" 문산읍 이색시위

  • 입력 2002년 9월 6일 18시 53분


‘우리 읍내에 학교를 짓지 마세요.’

경기 파주시교육청이 초등학교가 한 곳뿐인 문산읍에 임진초등학교(가칭)를 설립하려 하자 상인 등 주민이 이례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주민이 학교를 세워 달라고 해도 교육청이 돈과 땅 문제를 들며 난색을 표하는 일이 통상적인 경우다.

파주시교육청은 문산읍 문산5리 1만4000여㎡의 부지에 내년 9월 개교를 목표로 20학급 규모의 초등학교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곧 설계와 시공사 선정 입찰을 마치고 11월경 착공할 예정이다.

학교 신설 이유는 문산읍내 유일한 초등학교인 문산초등학교의 학급당 정원이 42∼44명으로 교육부의 학급당 정원 35명보다 많고 8월부터 982가구 규모의 주공아파트에 입주가 시작돼 학생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것.

그렇지만 주민들은 문산읍 시가지내 유일한 ‘빈터’인 이곳에 학교가 들어서면 향후 통일시대의 물류기지로 성장하는 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우려해 반대하고 있다.

교육청은 임진초등학교가 개교하더라도 이미 학교환경위생정화 구역 내에 들어선 숙박업소와 단란주점 등 20여개는 그대로 영업을 허용할 것이라고 밝히며 주민을 설득하고 있다.

주민 유종렬(柳鍾烈·43)씨는 “향후 문산 발전의 마지막이자 가장 중요한 부지에 주변 여건도 나쁜 상황에서 초등학교를 설립해야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대안으로 현 문산초등학교의 증설을 제시한다. 과거 학생이 많을 때 4개 동이었는데 학생이 줄면서 1개 동이 철거된 만큼 다시 건물 한 동만 지으면 20개 학급은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일부 주민이 반대하고 있지만 쾌적한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해 학교를 세우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파주〓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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