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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8월 26일 23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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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가 군 검찰의 병역비리 수사에 처음 참여한 것은 98년 6월경. 군 검찰은 98년 5월 입대 예정자의 부모들에게서 병역면제 및 보직배치 청탁과 함께 수억원을 받은 혐의로 원용수(元龍洙) 전 준위를 구속하면서 병역비리 수사에 착수했다.
당시 군 검찰 수사를 지휘했던 고석(高奭) 대령은 26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김씨가 98년 6월 군 검찰에 ‘내가 관여한 100건의 병역비리 사건을 자백할 테니 면책해주면 수사를 돕겠다’고 제의했다”고 증언했다.
군 검찰은 병역비리에 정통한 수사진이 없어 후속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 때문에 김씨가 수사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
고 대령은 당시 대통령 법무비서관이던 박 의원에게 김씨의 제의를 보고했고, 박 의원은 “(민간인 수사를 맡고 있는) 검찰에 협조를 요청해 보겠다”고 대답했다는 것.
그러나 박 의원은 “김씨의 면책 건의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고, 당시 국방부장관이던 천 의원은 “보고는 받았지만 수사에 참여하는 사람이 김대업씨인 줄은 몰랐다”고 밝혔다.
천 의원은 5월 민주당에 ‘이회창 후보 병역비리 은폐의혹 특별위원회’가 만들어지기 직전 제보자인 김씨와 만나 점심식사를 함께 했고 위원회의 특보로 참여시키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자신의 제의가 천 의원 등에게 전달된 직후 수사를 돕기 시작해 98년 12월∼99년 4월 1차 군-검 병역비리 합동수사본부 수사에 참여했다.
1차 수사를 지휘했던 이명현(李明鉉) 소령은 “김씨가 큰 도움이 됐고 전 국군수도병원 부사관 김도술씨에 대한 조사를 주로 했다”고 말했다.
김대업씨는 99년 3∼4월 김도술씨에게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의 장남 정연(正淵)씨의 병역면제 과정에 개입했다는 진술을 받았으며 고 대령이 이를 알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99년 5∼7월 2차 군-검 합동수사본부를 지휘했던 고 대령은 “김대업씨가 김도술씨를 조사했는지, 김도술씨가 어떤 진술을 했는지 전혀 모른다”고 주장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