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교육위원 출신 서병만씨 뇌성마비 장애인 17년째 돌봐

  • 입력 2002년 7월 17일 18시 35분


경기도 2, 3대 교육위원과 초대 부천시의원을 지낸 서병만(徐丙晩·54)씨가 17년째 뇌성마비 장애인들의 절친한 ‘말벗’ 역할을 하고 있다.

서씨는 86년 추석 때 뇌성마비 환자의 휠체어를 밀어주는 것을 계기로 장애인과 인연을 맺었다.

당시 그는 휠체어를 탄 30대 환자가 고갯길을 힘들게 오르는 모습을 안타깝게 여겨 2㎞가량 떨어진 그의 집까지 휠체어를 밀어주었던 것.

“뇌성마비 환자의 집에는 70세 노모만 있고 생활이 아주 어렵더군요. 그래서 마음 속으로 힘든 생활을 하는 뇌성마비 환자들을 자주 만나 돕기로 다짐했지요.”

책과 옷가지를 가져다주며 뇌성마비 환자들을 자주 접하던 서씨는 2000년부터 좀 더 적극적인 봉사활동에 나섰다.

그는 가족이 없는 30대와 40대 뇌성마비 1급 장애인 2명을 부인 박성애(朴聖愛·50)씨가 운영하는 유치원으로 데려와 함께 생활하기 시작했다.

연세대 신학과에 다니는 그의 조카와 대학생 4명도 서씨의 이 같은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서씨와 대학생들은 뇌성마비 환자 6명의 집을 매주 한 차례 들러 청소와 빨래를 해준 뒤 각종 생활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 인터넷에서 사이버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컴퓨터 1대씩을 선물하기도 했다.

서씨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대학을 중퇴했지만, 85년부터 신학대와 경기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한 뒤 인하대에서 교육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그는 “뇌성마비 환자들에게 따뜻한 보금자리를 만들어주는 일에 여생을 보내려 한다”고 말했다.

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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