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히딩크식 사고’로 교육위원 뽑아야

  • 입력 2002년 7월 9일 17시 31분


11명을 뽑는 부산지역 제4대 교육위원 선거가 11일 실시된다.

그러나 투표자격이 있는 학교 운영위원들의 관심이 크게 부족해 ‘백년대계’를 담당할 교육위원 선거가 학연 지연 인맥이 있는 소수만의 선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높다.

부정선거 등의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각 학교 운영위원 중 대표 1명씩만 투표했던 98년 제3대 때의 선거방식과는 달리 이번부터는 학교 운영위원 전원이 투표에 참여한다.

이에 따라 투표인 수를 98년 제3대 때 565명에서 올해는 7067명으로 대폭 늘려 출마자 1인당 선거인의 비율이 51명에서 642명으로 12배나 증가했다.

98년에는 각 학교 대표들만 투표를 했기 때문에 99.6%라는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지만 소수 선거인단이라는 폐단 때문에 금품살포와 향응제공 등 불법선거운동이 판을 쳤다는 지적이 높았다.

그러나 선거인단을 크게 늘린 이번 선거에서는 학교 운영위원들의 관심이 부족해 합동유세장을 찾은 운영위원들은 전체의 20% 수준에 불과했다.

선거 결과는 지켜봐야 알겠지만 지금과 같은 관심으로는 높은 투표율을 기대하기는 힘든 실정이다.

결국 선거인단을 늘린다 하더라도 투표율이 50% 아래로 떨어진다면 출마자는 100여표만 확보하더라도 당선권에 들기 때문에 학연과 지연 인맥을 가진 소수 운영위원이 좌지우지할 가능성이 있다. 제도만 바뀌었을 뿐 교육위원의 자격을 검증할 만한 절차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얘기다.

선거인단은 대부분 교사와 학부모들로 교육에 대한 관심으로 자발적으로 나선 사람들인 만큼 적극적으로 선거에 참여해 학연과 인맥을 배제하는 ‘히딩크식’ 사고로 참된 일꾼을 뽑아 주기를 부산시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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