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한달도 안돼 공약 번복하다니…"

  • 입력 2002년 7월 5일 20시 16분


일부 자치단체장 가운데 선거때의 공약을 벌써 번복하는 사례가 많아 시민들의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

박맹우(朴孟雨) 울산시장은 선거과정에서 2005년 전국체전에 대비, 중구 남외동의 공설운동장을 신축키로 한 시의 방침을 강력 비판한 뒤 기존 공설운동장을 보수해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박 시장은 “시의 재정여건상 기존 운동장을 허물고 신축하는 것은 엄청난 재정압박요인이 될 것”이라며 “당선되면 운동장 신축 대신 보수해 사용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가진 시장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공설운동장 보수비(600억원)와 신축비(681억원)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는 업무보고를 받았다”며 “이럴 경우 공설운동장 신축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입장을 바꿨다. 상대후보였던 민주노동당 송철호(宋哲鎬) 후보는 공설운동장 신축을 주장했다.

화상(TV)경마장도 마찬가지.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의 반대에도 불구, 지방세수 증대를 위한 화상경마장 유치에 찬성했던 박 시장은 “화상경마장 유치 반대운동을 펼치는 단체의 주장을 수렴하고 화상경마장으로 인한 폐해를 면밀히 검토할 것”을 지시,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울주군 서생면의 원전 추가건설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던 엄창섭(嚴昌燮) 울주군수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원전유치과정에 하자가 없으면 어쩔 수 없지 않느냐”며 사실상 원전유치쪽으로 돌아섰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표를 얻기 위해 충분한 검토 없이 공약을 남발했다가 당선된 이후 태도를 바꾼다는 것은 유권자를 배신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울산〓정재락기자 jr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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