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국 前한국일보 회장 8일 소환

  • 입력 2002년 7월 5일 18시 40분


서울지검 외사부(박영렬·朴永烈 부장검사)는 97년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186만달러를 빌려 도박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장재국(張在國) 전 한국일보 회장을 8일 소환 조사할 방침이라고 5일 밝혔다.

검찰은 장 전 회장의 혐의가 확인되면 외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당시 장 전 회장과 함께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50만달러를 빌려 도박을 한 것으로 알려진 임무박 전 제주칼호텔 카지노 사장도 다음주 초 소환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임씨는 “미국에서 그런 거액을 빌려 도박을 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97년 라스베이거스 미라지호텔에 186만달러의 도박 빚을 져 이 호텔 매니저 로라최(한국명 박종숙·47)씨의 도박 빚 수금 리스트에 올라있던 ‘장 존’이라는 인물이 장 전 회장이라는 단서를 포착했다. 최씨의 리스트에는 임씨의 이름도 올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97년 도박 빚을 받기 위해 입국한 최씨를 상대로 조사했으나 ‘장 존’이 장 전 회장이라는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으며 99년 재수사 때도 증거 확보에 실패했다.

검찰은 그러나 올해 초부터 다시 수사를 벌여 장 전 회장이 96년 2월28일∼3월1일 미라지호텔에서 ‘장 존’이라는 이름으로 186만달러를 빌려 도박을 한 혐의를 최근 확인했다.

검찰은 “미국에 체류 중인 최씨에게 서면질의서를 보냈지만 답변이 오지 않아 다른 방법으로 장 존이 장 전 회장임을 입증하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지난해 11월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장 존은 장 전 회장이며 94∼97년 호텔에서 900만달러를 빌려 도박을 했다”고 말했다.

장 전 회장의 도박 혐의는 공소시효(3년)가 지나 처벌이 불가능해 외국에서 외화를 빌릴 경우 당국에 신고하도록 한 외환관리법을 위반한 혐의가 적용될 것이라고 검찰은 밝혔다.

장 전 회장은 한국일보 사장을 거쳐 회장을 지내다 올 1월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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