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유치 대가 금품수수…대학-고3교사 '검은 거래'

  • 입력 2002년 7월 5일 00시 36분


대학들이 학생 유치를 위해 고교 3학년 교사들을 상대로 금품 로비를 벌인다는 소문이 사실로 확인됐다.

충남지방경찰청은 대전 C여고 교사 10여명이 2000년과 지난해 말 입시를 앞두고 두 차례에 걸쳐 충남 K대로부터 학교발전기금 명목으로 200만원씩 모두 400만원을 받은 사실을 밝혀내고 해당 교사의 명단을 대전교육청에 통보해 징계를 요구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교사는 K대로부터 200만원씩 받을 때마다 10만∼15만원씩 나눠 갖고 나머지 돈으로 회식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지난달 5일 C여고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여 후원금명세서와 경리장부, 교무실 컴퓨터 등 관련 서류 일체를 압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교사들이 받은 액수가 그다지 많지 않은 데다 실제 입시 지도에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하기가 힘들어 기관 통보를 하는 수준에서 내사 종결했다”며 “고교와 대학간의 이런 커넥션은 이번 경우 외에도 상당히 만연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대학 및 고교 관계자들에 따르면 적지 않은 대학들이 더 많은 학생과 우수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입시철을 앞두고 입시설명회나 교사간담회 등의 명목으로 교사들을 접촉해 돈봉투를 돌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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