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화성 누에박물관 가족나들이 코스로 인기

  • 입력 2002년 6월 16일 22시 20분


“알에서 부화해 애벌레, 누에고치, 번데기를 거쳐 나방으로 부화하는 누에의 일생이 여기 있습니다.”

최근 건강보조식품과 천연 강장제로 만들어지고 있는 누에에 관한 모든 것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곳이 있다.

경기 화성시 향남면 하길리 1만5000평에 자리잡은 ‘누에박물관’이 그곳. 2000년 국내 최초로 문을 연 이곳엔 누에박물관을 비롯해 생태곤충관, 자연학습장 등이 자리잡고 있고 관람객들을 위해 뽕나무와 누에, 동충하초 등을 넣은 먹을거리도 풍부하다.

16일 오전 누에박물관 한쪽 잠실(蠶室)에는 어린이를 비롯한 관람객들이 살아 있는 누에와 실을 몸에 칭칭 감고 있는 누에고치들을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었다.

이희숙씨(34·여·수원시 장안구 송죽동)는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가 너무 신기해해 가끔 함께 찾는다”며 “뽕잎과 동충하초가 들어간 음식도 깔끔한 맛이 일품”이라고 말했다.

150평 규모의 박물관에는 누에고치로부터 실을 뽑아내는 물레와 명주를 짜는 베틀, 다듬잇돌과 다듬잇방망이 등 명주를 만드는 전통 도구 300여점이 전시돼 있다. 인근 200여평 잠실에는 살아 있는 누에들이 꿈틀거리며 뽕잎을 갉아먹는 모습과 뽕나무 가지로 얼기설기 엮어 집을 짓고 꼬치를 치는 장면도 살펴볼 수 있다.

일부 누에에는 동충하초의 균이 이식돼 있어 이달 말경에는 번데기로부터 동충하초가 자라나오는 신기한 모습도 볼 수 있다.

온실로 된 생태곤충관은 가는잎할미꽃 제주양지꽃 좀씀바귀 등 자생식물과 로즈메리 백리향 등 허브식물들로 아름답게 꾸며져 있다. 호랑나비와 배추흰나비 등 나비들은 현재 애벌레 상태로 다음달 중순이면 화려한 자태를 뽐내게 된다.

평일에는 평균 150여명이 찾고 주말에는 가족단위 손님 300여명이 찾고 있다. 개인이나 가족 손님은 무료지만 유치원 등 단체 관람객들에게는 1인당 1200원의 관람료를 받고 자세한 설명과 안내도 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에서 35년간 누에를 연구한 뒤 퇴임해 대한잠사(蠶絲) 회장도 맡고 있는 이 박물관장 임수호씨(林秀浩·62)는 “사라져가는 국내 잠사산업을 일으키고 누에와 뽕나무에 대한 효능을 널리 알리기 위해 평생 모은 자료를 바탕으로 누에박물관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화성〓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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