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이사람…웨이터 안정환 “닉네임 덕 좀 보네요”

  • 입력 2002년 6월 12일 20시 30분


“한국팀이 포르투갈을 꺾고 당당히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할 것을 확신합니다.”

대구 모 호텔 나이트클럽 웨이터인 안정환씨(27·본명 김태형)는 10일 대구에서 열린 한국-미국전에서 안정환 선수가 동점골을 넣은 이후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날 경기가 끝나자마자 자신이 관리하고 있는 고객들이 전화를 걸어 ‘열심히 하라’며 격려를 하고 있기 때문. 지금까지 걸려온 전화만도 20통이 넘는다.

손님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거나 전화를 거는 일만 해온 그가 손님들로부터 축하 전화를 받아보기는 처음.

2년여 전 대학 4학년 1학기를 마치고 휴학하면서 잠시 아르바이트 삼아 시작한 일이 생업이 됐다는 그는 웨이터 입문 당시 누구의 이름을 닉네임으로 정할 가를 놓고 많은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어렸을 때부터 축구를 좋아한 데다 당시 안정환 선수처럼 머리가 길어 고민 끝에 닉네임을 ‘안정환’으로 정했다는 것.

그는 “연예계나 스포츠계 유명 스타의 이름을 쓸 수도 있었지만 월드컵을 앞두고 안정환 선수의 주가가 언젠가는 반드시 오르리라 예상하고 닉네임으로 삼았다”며 흐뭇해 했다.

그는 “대구 유일의 ‘웨이터 안정환’으로서 한국팀의 선전을 기원하고 웨이터로서의 품위도 잃지 않겠다”며 밝게 웃었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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