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은행통장 이색 선물…목원대 불문과재학-졸업생

  • 입력 2002년 5월 14일 19시 33분


“교수님 명의의 은행통장 이예요. 여유 돈 생길 때마다 푼푼히 넣어 놓을 테니 선생님께서 개인적으로 필요하거나 의미있다고 생각되는 일에 써 주세요.”

13일 오후 7시 대전 유성구 궁동의 H식당. 대전 목원대 불문과 재학생과 졸업생 39명이 이 학과 김용년(金用年·70) 명예교수를 초청해 저녁식사를 하면서 통장 하나를 전달했다.

스승의 날을 맞아 의례적으로 꽃이나 선물을 전달하거나 식사 대접을 하기보다 평소 선생님 생각이 날 때마다 푼돈이라도 입금해 마음대로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는취지에서다.

이 ‘이색 선물’은 90학번과 93학번으로 현재 대전의 중소기업에 다니는 김기영(金起瑩·31), 홍윤기(洪潤基·27) 동문이 구상했다. 동문들은 이날 각자 호주머니를 털어 100만원을 우선 통장에 입금했고 앞으로 동문들을 대상으로 모금 운동을 펴기로 했다.

이날 제자들은 “좋을대로 쓰시라”며 통장을 건넸지만 스승은 결코 한푼이라도 헛되이 쓰지 않겠다는 다짐을 잊지 않았다. 김 교수는 “이 돈을 정말 어려우면서도 성실한 후학을 위한 장학금으로 쓰겠다”고 말했다.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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