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빈씨 "최규선씨에 25~26억 줬다"

  • 입력 2002년 5월 3일 06시 43분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TPI) 대표 송재빈(宋在斌)씨가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崔圭善)씨에게 체육복표 사업자로 선정되도록 도와달라고 청탁하면서 20여억원을 전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송씨는 검찰에서 “최씨에게 체육복표 사업자로 선정되도록 도와달라며 돈을 건넸다”고 자백한 것으로 2일 확인됐다.

송씨가 최씨에게 건넨 돈은 지금까지 알려진 15억원보다 훨씬 많은 25억∼26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밝혀졌다.

이에 따라 서울지검 특수2부(차동민·車東旻 부장검사)는 이날 최씨가 송씨에게서 받은 돈으로 TPI가 복표 사업자로 선정될 수 있도록 정관계 인사 등에게 로비를 벌였는지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특히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3남 홍걸(弘傑)씨가 동서인 C토건 대표 황인돈씨를 통해 건네받은 최씨의 돈 가운데 일부가 송씨에게서 나온 것이며, 황씨가 C토건 직원 등의 명의로 보유해온 TPI 주식의 실소유주도 홍걸씨임을 입증할 수 있는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송씨에 대해 8억4500만원의 계열사 공금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업무상 횡령)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송씨는 지난해 9월 TPI 계열사인 미디어어드벤스트가 보유한 TPI 주식 7만1000주를 12억원에 매각한 뒤 3억5500만원만 회사에 입금하고 나머지를 횡령한 혐의다.

송씨는 또 지난해 4월 말 거래처인 P사와 공모해 100억원의 주식대금을 납입한 것처럼 조작, 자본금 증자를 위장한 혐의도 받고 있다고 검찰은 밝혔다.검찰은 TPI의 복표사업자 선정 당시 사업자 선정 업무를 담당했던 문화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 관계자들도 조만간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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