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 김창국위원장 경찰청서 강연

  • 입력 2002년 2월 28일 18시 17분


국가인권위원회 김창국(金昌國·사진) 위원장은 28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대강당에서 경찰 간부 등 500여명을 대상으로 ‘반성과 성찰로 거듭날 인권경찰을 기대하며’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강연에서 “경찰의 직무는 인권과 직 간접적 관련이 있는 만큼 인권침해의 소지도 많다”며 “국민의 세금을 쓰는 공무원으로서 봉사, 또 봉사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26일 문을 연 인권위에 접수된 1178건의 진정 중 경찰이 피진정기관인 사례가 179건이나 된다”며 “이는 수사과정에서 아직도 인권침해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나도 검사 시절 자신의 명백한 범죄를 부인하는 피의자들을 몇 차례 때린 적이 있는데 나중에 생각하면 그저 분풀이에 지나지 않았다”며 “가혹행위에 의한 것보다 치밀한 수사 계획과 방증 수집 등으로 범죄행위를 밝혔을 때의 희열은 말할 수 없이 컸다”고 술회했다.

김 위원장은 경찰이 피의자 신문을 할 때 변호인을 입회하게 하는 등 인권을 옹호하는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소설가 공선옥씨는 ‘진정한 권위란 그 모자나 제복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따뜻한 마음에서 나온다’고 했다”며 “사람에 대한 따뜻한 마음, 특히 사회적 약자에 대한 봉사의 마음으로 업무를 수행한다면 우리 사회의 인권 수준은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자신이 한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는 영국 시인 에머슨의 시 ‘무엇이 성공인가’의 한 구절을 읽으며 강연을 마쳤다.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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