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아우내장터 독립만세운동 행사 논란

  • 입력 2002년 2월 15일 23시 16분


1919년 유관순(柳寬順·1904∼1920) 열사가 주도한 아우내 장터(충남 천안시 병천면) 독립만세운동을 기념하는 ‘아우내 봉화제’의 개최 일자를 둘러싸고 마찰이 일고 있다.

아우내 봉화제는 천안병천청년회의소가 아우내 장터 독립만세운동을 기려 1979년부터 매년 3·1절 전날인 2월 28일 열어온 행사. 장터 인근 매봉산에서 만세운동참가자 유족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 횃불행진 봉화제 등의 순서로 열린다.

행사 날자가 바뀐 것은 1996년부터. 천안시는 “향토사학계의 연구 결과 아우내 장터 만세운동은 실제로는 4월 1일(음력 1919년 3월 1일) 일어난 것으로 밝혀졌다”며 봉화제를 그해부터 3월 31일 치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봉화제가 3·1절 한달 뒤에 열리면서 점차 관심이 멀어져 전국 행사에서 지역 행사로 위상이 낮아졌을 뿐만아니라 지역민들조차 제대로 참석하지 않게 됐다.

이에 따라 청년회의소측은 봉화제 개최 일자를 환원하기로 결정하고 이달 초부터 이를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수원(李壽元) 청년회의소장은 “아우내 만세운동이 언제 일어났느냐 보다는 이 만세운동이 얼마나 국민적인 관심 속에 열리느냐가 중요하다”며 “올부터는 천안시가 행사비 지원을 중단할 경우 자체 기금을 써서라도 날자를 환원해 행사를 치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천안시 관계자는 “학술적으로 고증된 날자를 제쳐놓고 행사를 치를 경우 행사비 지원을 중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천안〓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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